[NGO칼럼-이송환 지부장] 선거(민심) - 희망? -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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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이송환 지부장] 선거(민심) - 희망? - 기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4.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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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환 민주노총 목포 신안 지부장

[목포시민신문] 사람들이 정치를 점점 멀리합니다. 미워하고 증오합니다.

정치가 사람들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관여함에도 말입니다.

세금을 누구한테 얼마를 걷어서 어디다 쓸 것인지?

건설사들 미분양 아파트는 세금으로 사주면서 농민들 쌀은 왜 안사는지?

이자 장사와 기름값이 올라 가만히 앉아 떼돈을 번 은행들과 정유사들에게 횡재세( 대외 환경 급변 등으로 기업이 얻은 막대한 초과이익에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법인세나 분담금)를 걷어 난방비 폭탄, 전세 폭탄 맞은 서민들을 구할 수 있을 텐데!

기초 농산물의 가격을 정부가 보장한다면 농사를 지어도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어서 농촌이 사라지는 걱정을 하지 않을 텐데!

같은 일을 하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어 차별하는 것을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벌어들여 쌓아놓고 있는 사내유보금으로 해결할 수 있을 텐데1

대통령실을 도청해도 오히려 굽신거리지 않을 텐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배상금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물리지 않고 직접 받아낼 텐데!

노동현장에서 사고로 과로로 죽음이 끊이질 않는데 주에 69시간 일하자는 말은 안할텐데!

말해 무얼 합니까!

매일 쌈질만 해대고 있으니

그런데 사실 정치는 싸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을 없애자는 법안을 상정하는 정당이 있다면 반대로 사용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있을테고 당연히 그 법안에 반대할 것입니다. 그러면 서로 싸우게 되겠지요 쉽게 결판이 나지는 않겠지만 서로 대변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토론하고 협의하고 민심을 획득하는) 과정 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정당의 법안이 채택 될 것입니다.

이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정상적인 정치입니다.

그러나 1997년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뀐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국민들은 이런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거대한 두 정당이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았지만 국민들은 둘 중 누가 한들 정치의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매일 정치하고(싸우고)있지만 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치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오히려 혐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할 사람들은 꼭 합니다. 그 싸움(정치)의 결과로 이익을 보는 또는 기득권을 지켜야 할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두 거대정당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30년 가까이 번갈아 가며 하고 있지만 기득권을 가진 소수 이외에는 더 나아지는 것이 없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역주의와 기득권 소수가 이런 정치판은 유지시켜 줍니다.

보통 30년을 한 세대로 봅니다.

형식적 민주주의가 안정되었다면 다음 세대는 내용을 채워야 합니다.

그 변화가 지난 45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감지되었습니다.

5개 도시 9(영남 6, 전북 2, 충북 1)에서 치러진 작은 선거이긴 했지만 역대 총선에서 총선 1년 전의 재보궐 선거 결과가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의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었던 선거였습니다.

넓은 의미로 보수 성향이 5명 진보성향이 4명 당선되었지만 들어가 보면 국민의 힘 완패, 민주당 선전, 진보당 승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울산 교육감 선거에서 빨간 옷을 입고 돌아다녔던 보수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45%를 득표했지만 38%로 떨어졌고 진보 후보인 천창수후보는 62%로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 되었습니다.

또 국민의 힘 김기현대표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 기초의원은 민주당후가 당선 되었습니다.

울산에서 확인된 민심은 윤석열정부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하고 그 바탕에 진보의 염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주을 재선거에서는 지지율이 1%가 되지 않았던 진보당의 강성희후보가 40%에 육박하는(39.07%) 득표로 당선되어 원내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진보당 당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었겠습니다. 선거 막판 강성희후보의 당선이 가시화 되자 친일 매국노보다 공산당이 더 싫어요’, ‘진보당? 해산퇸 통진당 간접당 맞죠?’ 등 의 현수막을 내걸며 노골적인 색깔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강성희후보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하청노동자로 18년을 일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으며 자신도 정규직이 되었지만 과로사로 택배노동자들이 죽음이 이어지자 택배노동자가 되어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는 바로 노동자 자신 서민 자신이었습니다.

전주 시민들은 자신을 위해 싸워줄(정치할) 자신을 선택한 것입니다.

민주당 텃밭 전주에서 범민주당 계열의 무속속 후보가 3명이나 출마했음에도 40% 득표로 당선된 것은 기존 민주당 정치에 대한 반감 여론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국갤럽1)이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 선거에서 현재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당선되는 것이 좋냐고 하는 물음에 29%만이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과 반대가 얼마나 강한지, 정치교체의 요구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기득권과 지역주의를 이용하여 정권을 잡거나 의원이 되는 것 자체만이 목적인 두 거대 정당의 30년을 보내고 새로운 세대 대안정당의 출현을 감지한 것이 저 만의 희망이 아니길 기대합니다.

! ! !

1) 한국갤럽 44~6일 실시 전국 1000명 우선포함 무선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수준 응답률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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