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통계청이 3월 7일 발표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남 도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67.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4000원, 중학생 44만2000원, 고등학생은 47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목포 등 도내 초등학생 고학년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학원을 2개 이상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74.9%로 도내 참여율보다 높다.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8만8000원, 중학생은 54만6000원, 고등학생은 60만5000원으로 집계돼 전남도내보다 높았다. 한창 뛰어다니고 놀아야 할 나이임에도 학원가를 전전하며 공부에 시달리는 목포 등 도내 어린 학생들이 101회 어린이날을 맞아 안타깝고,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어린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학원가를 떠돌 수밖에 없는 현실은 교육적·사회적·심리적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교육에 익숙한 사회의 틈바구니 속은 어린이들을 학원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시의회가 광주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부모의 절반 이상(58.9%)이 ‘자녀가 방과 후 사설 학원에 간다’고 했고,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학부모는 18%에 그쳤다. 교육기관과 단체에서 운영하는 공적 돌봄시설이 있기 하지만 사교육, 즉 사설 학원의 경쟁교육 부축임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 공적 돌봄(80.8점), 사설 학원(63.2점), 자녀 혼자 방과 후 시간을 보냄(42.6점) 순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미흡하다. 공적 돌봄시설 만족도가 가장 높음에도 대다수 학부모들이 사설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은 공적 돌봄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은 전남도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또 이 조사에선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모 등 보호자가 원해서 학원을 다닌다는 학생도 25.4%에 달했다. 4명 중에 1명은 흥미도 없이 억지로 학원을 다니는 게 과연 교육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도 자녀를 학원에 내모는 데 한몫한다. 경제적 부담에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학력이 뒤쳐지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보낸다는 학부모도 상당수에 이른다.
하루에 2개 이상 학원에 보내는 현실이 학부모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자녀에게는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지난 2021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만 10세 아동의 행복도 순위는 35개국 가운데 31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청소년까지 포함한 행복지수는 OECD 22개국 중 꼴찌였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아동·청소년은 전국적으로 21만 명에 달할 정도로 아이들의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어린 자녀들이 보다 더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돌봄시설 등 공적교육 시설 확충과 함께 공교육의 질적 제고가 뛰따라야 할 것이다. ‘공부가 가장 큰 고민’이라는 초등학생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