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조준 교수]민심을 얻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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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조준 교수]민심을 얻는 법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5.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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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 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목포시민신문] 인생을 되돌아보면 삶의 분기점이 되는 때가 있다. 그 분기점을 터닝포인트라고 한다. 터닝포인트를 계기로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연한 기회에 귀인을 만나 꽉 막힌 인생길이 뻥 뚫릴 수도 있고, 뜻하지 않게 큰돈이 들어와 옹색했던 살림살이가 확 펴질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불행도 터닝포인트에 해당한다. 암에 걸리거나 실직을 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주식투자에 실패하여 큰돈을 날릴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그 사건들은 인생의 흐름을 크게 바꿔놓는다. 터닝포인트는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왕조가 끝나고 다른 왕조가 들어서는 지점이 바로 터닝포인트다.

중국에서는 주(·기원전 1046~기원전 256)나라의 등장이 중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주나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일군 고대 왕조이면서 2000년 넘게 지속된 중국 봉건체제를 탄생시킨 왕조로 유명하다. 문왕은 주나라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나라 문왕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문왕과 함께 주나라 건국의 기초를 놓은 강태공이다. 문왕이 강태공을 처음 만날 당시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 주()는 달기란 여자에 빠져 나라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간신들의 말만 들으며 온갖 폭정을 일삼고 있었다.

어느 날 문왕이 사냥을 나갔는데 그날따라 한 마리의 짐승도 못 잡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망한 문왕이 강가를 지나가다가 낚시 바늘도 없이 낚시를 하고 있는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노인이 바로 강태공이었다. 문왕은 물고기를 낚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고 있다는 강태공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천하 만백성의 민심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태공은 문왕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천하는 군주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만민의 천하입니다. 천하의 이익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가진 군주는 천하를 얻을 수 있고, 이와 반대로 천하의 이익을 자기 혼자 독점하려는 자는 반드시 천하를 잃게 됩니다. 하늘에는 춘하추동 네 계절이 있어 음과 양이 순환하고, 그로 말미암아 대지에는 생산이 이루어져 재물과 보화가 있게 됩니다.

이 하늘의 시()와 땅의 재()를 백성들과 함께 누리는 것을 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인()이 있는 곳에 모이게 마련인지라 어진 사람이 정치를 하면 그 덕이 저절로 나타나 어렵지 않게 천하의 민심도 얻을 것입니다. 죽을 처지에 놓인 사람을 건져주고, 재난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며, 사람을 환난에서 구제해 주고, 위급한 사람을 구원해 주는 것은 덕()입니다. 천하 인심은 덕이 있는 곳에 돌아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시름을 같이 하고, 많은 백성들과 즐거움을 같이 하며,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고, 그들이 싫어하는 것을 함께 꺼리면 이것은 의()입니다. 천하의 인심은 의가 있는 곳으로 쏠리게 됩니다. 본래 사람은 죽는 것을 싫어하고 살기를 좋아하며, 덕을 좋아하고 이득을 따릅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살리며 그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데 힘쓰는 것을 도()라고 합니다. 천하의 인심은 도가 있는 곳으로 귀의하는 것입니다."

강태공이 나이 72세에 처음 서백창을 만났는데, 서백창은 그를 태공망(太公望)이라 칭하며 국사로 봉했고 강태공은 문왕을 보필하며 주나라의 기초를 닦았다고 한다. 하나의 사물도 지나침 없이 관찰하고, 인재를 알아보고 중직에 등용하며, 한 가지의 충고도 그냥 넘기지 않은 문왕의 지혜로움이 주나라 건국의 기초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갑자기 오래전에 보았던 한국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은 우리에게도 이런 지도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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