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갯벌과 경이로운 생명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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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갯벌과 경이로운 생명 담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5.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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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수라’ 2일 목포 시사회
시민들의 연대, 감동의 연쇄 작용
영화 <수라> 감독과의 대화 – 목포 평화광장 CGV

[목포시민신문] 지난 2일 저녁 목포평화광장 CGV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대부분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서다.

영화 <수라>관객이 여는 목포 시사회가 열린 이날, 함께 모인 많은 시민들은 감독과의 대화(GV)까지 즐기며 많은 여운들을 함께 나누었다.
영화는 황윤 감독의 잔잔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방조제가 건설되고 이미 끝나버린 줄 알고 있었던 새만금 갯벌에서 새를 조사한다니, 나는 새만금생태조사단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그런데 저어새 수백마리를 만나게 되고 여전히 여러 새들이 갯벌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다.

영화에서는 이 수라 갯벌을 지키기 위해 한데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갯벌 그리고 이름 모를 도요새들을 스크린에 감동적으로 담아낸다.

 

한국과 일본 시민들의 연대, 감동의 연쇄 작용

이날 목포 시사회에는 특별한 손님도 왔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참여했던 김경완님(목포 거주)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놀러왔다가 시사회까지 같이 온 일본인 손님이다.

"일본에도 새만금간척사업과 같은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이 있는데, 그 결과 갯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고 너무나 놀랐고, 이사하야만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어요.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 주어서 너무 고맙습니다."

단두대가 목을 내려치듯 철문이 철커덕 내려와 갯벌을 막았던 이사하야만 간척사업. 그 사업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이 바로 새만금간척사업이었다.

한일 양국 정부가 너무 똑같은 일을 저지른 것이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양국의 시민들이 똑같이 시민과학을 진행 해 왔다는 사실이다. 갯벌의 변화를 조사하고 기록해온 일본인 시민들이 2000년대 초 한국에 와서 한국의 시민들에게 갯벌의 생명들을 정기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2003년 시작됐다. 조사단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20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황윤 감독은 시민조사단을 2015년에 만났고, 이들의 존재와 활동에 크게 감명을 받아 카메라를 들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연쇄작용, 나비효과! 제가 이래서 고생스러운 다큐멘터리를 놓을 수가 없어요황윤 감독의 이 말이 참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것을 본 것도 죄가 될까요?

어른들이 자유롭게 보던 것들을 이제 우리는 못 볼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설렘과 감동을 이 영화는 자연스레 보여준다.

다만, 아름다운 생명들을 보는 일은 분명 경이로운 경험이지만 영화는 남아있는 것들에서 어떤 시급함, 절박함도 함께 보길 요청한다. 특히 도요새들이 함께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생명력 가득한 날갯짓은 그래서 깊은 여운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목포에는 이렇게 영화를 통해 자유롭고 느슨하게 모이지만, 그러면서도 굵직한 여운들을 함께 나누는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

영화 참 뭉클하고 감동적입니다. 고맙습니다. 목포에서 꼭 다시 개봉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영화 안 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어요.”

다큐멘터리 '수라'는 아직 정식 개봉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독립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됐고 현재는 개봉에 앞서 관객이 여는 시사회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오는 621일 영화 수라는 전국 상영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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