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교수] 항구도시의 에콜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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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교수] 항구도시의 에콜로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5.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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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학교 교수

[목포시민신문]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성장하고, 도시에서 자녀들을 키우며, 도시에서 생을 마감한다. 설령 도시에서 태어나고 성장하지 않았어도 도시의 편리함과 문화적 다양성을 탐닉하는 젊은이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도시에서 태어나서 생활했어도 말년을 농촌과 섬에서 살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어촌과 농촌에 귀농귀어(歸農歸漁)하여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국가에서도 I-Turn, U-Turn을 장려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도시가 어떤 생태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 어떤 사회 공동체의 특성이 있는지, 얼마큼 생산하고 또 소비하면서 살고 있는지 잘 모른다. 도시에는 논, , 과수원, 양식장도 없고 가축 농장도 없다.

그러나 다양한 생산지에서부터 2차 가공품이 되어 도시에 도착한다. 시민들은 가격을 지불하고 가공된 생산품을 소비한다. 그리고 생활 쓰레기는 다시 주변 농·산촌, 바다로 버려진다.

20219UN인구통계자료에 의하면, 지구인 80억 명의 56.61%446천만 명이 도시에 산다고 나왔으며, 도시인구 증가는 지속하여 2050년에는 668천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반적으로 지구인구가 증가하는 원인도 있지만, 남미나 아프리카, 아시아에서의 경향을 볼 때, 기존의 농·어촌 인구가 도시로 몰려드는 일종의 빨대효과(straw effect)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지방 도시의 인구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제는 남도 전역에서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 일부 국가나 일본에서도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런 문제를 능동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필자는 본지에 게재한 칼럼을 정리하여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써 내려간 글의 근간이 대체로 자연과 생태, 문화와 사회경제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해양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에 관한 내용을 중심을 이루고 있기에 크게 아우르는 의미에서 항구도시의 에콜로지라는 책 제목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511일부터 4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하여 대통령 직속 국가혁신연구기구인 BRIN과 국립목포대학교의 협력(MOU)을 논의하였다. 몇 개월전에 우리대학 총장이 메가와티 전 대통령 소개로 이곳 BRIN을 방문하여 여러 긍정적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실무적인 일을 맡은 나로서는 무난히 마무리 협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협의 논의 중에 다양한 연구와 정책에 대하여 의논하였는데, 그중에서 이곳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아마도 수도 이전에 관한 내용이라고 한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수도 역할을 하였던 자카르타가 지반 침하, 해수면 상승, 인구밀도 증가에 의한 교통 부하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래전부터 수도 이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마침 2024년 동칼리만탄의 발릭파판(Balikpapan)으로 옮기게 된다. 이미 상당 부분 이전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석유, 석탄, 가스, 희토류를 비롯한 다양한 광물을 가지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다양성과 고유 생물종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2050년 세계 최고의 경제력을 가지게 될 국가들을 열거하면서 1위 중국, 2위 인도, 3위 미국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4위에 올리고 있다. 일본은 8, 한국은 이란 다음의 18위에 있다 (출처 : https://www.weforum.org/agenda/2017/12/these-will-be-the-most-powerful-economies-in-the-world-by-2050).

17,000여개의 섬이 있고, 28천만의 인구가 거주하는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고의 경제력이 있는 섬 국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석유나 석탄, 목재 같은 천연자원 수출로 벌어드린 자금을 과학기술에 쏟아붓고 있다. 에너지, 생물자원, 우주항공, 핵 발전 등 국가 전략사업에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유학생 제도, 석학 초빙 제도 등 해외 우수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학술협력을 하면서 인적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지진, 화산, 쓰나미(지진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에 늘 노출된 인도네시아 열도이기 때문에 국내 인구 밀집 지역의 주거와 환경을 개선하는데 크게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도 지역소멸의 이슈가 드러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도시화(urbanization)에 의한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도시와 농산촌 지역을 연계하고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게 재편하고자 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이다. 도시화에 의한 도시인구 증가는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국가별 지역별로 자생력을 키우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목포대학과 인도네시아 BRIN과의 협력을 통해 두 기관에서 다양한 공동연구와 학생교류, 인재양성이 진행될 것이고, 이러한 효과를 통해 목포와 서남권의 경제력 증대에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안국제공항의 조기 정상화와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 정규노선의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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