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문애준 대표]장애인과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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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문애준 대표]장애인과 반려동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5.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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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애준대표(전남여성장애인연대)

[목포시민신문] 어느 노부부가 키우던 강아지를 개인 사정상 파양해야 한다는 소식에 우리 집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 녀석이 오던 첫날, 얼마나 순하고 얌전하던지 평소 키우고 싶었던 반려견이었다.

이름을 새롭게 짓기 위해 가족들과 고민하고 고민하다 나에게 찾아온 귀염둥이가 연상되어 으로 반려동물 등록을 위한 내장 칩에 기록했다.

둥이가 우리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가족들의 일상에는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가족들의 대화가 풍성해졌다. 둥이가 오늘 밥을 잘 먹었는지, 산책은 했는지, 아프지는 않았는지, 미용은 어디서 하는게 예쁘다 등 모든 관심이 둥이에게 쏠리며 대화를 하게 되었다.

집안일도 역할들이 나누어지며 조용하던 집안이 북적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둥이의 대소변 치우기, 산책시키기, 목욕시키기는 주로 딸이 맡아서 했는데, 지금은 잠시 미국에 있어 남편이 맡아 하고 있다. 나는 식사와 간식 주기 등의 역할만 해서 나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산책을 담당한 딸이 없는데도 둥이가 답답해 하는 것 같아 내가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지체장애가 있는 나의 걸음이 느리다 보니 둥이녀석이 달리다 뒤돌아보고, 또 달리다 뒤돌아보고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산책을 시도해 보았지만 이또한 힘차게 달리고 싶은 둥이의 욕구를 해소하진 못하여 집에 들어와 전화로 딸에게 속상한 마음을 하소연했던 기억이 있다.

딸이 잠시 집에 와서 함께 산책을 나가던 날. 딸과 함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둥이의 모습이 얼마나 신나 보였는지 모른다! 그렇게 신나게 누나랑 달리다가도 한 번씩 뒤돌아보며 내가 걸어오는지 확인하는 둥이를 보면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다. 둥이가 베란다 창밖의 냄새를 맡는 것은 산책하고 싶다는 뜻임을 알기에 그럴 때마다 둥아, 엄마는 달릴 수가 없구나! 산책은 누나가 집에 올때까지 기다리자라고 말을 건넨다.

 

반려동물은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분들에게 사회적 촉진제 역할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 노견이 되다 보니 자꾸 아프기 시작하는 둥이를 보면 걱정이 태산이다. 딸이 멀리 있다 보니 병원에 가는 것이 힘이 들고, 미용하기와 산책 나가기 등도 고충이 되곤 한다. 활동지원사가 곁에서 돕고는 있지만,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인식적인 면에서도 한계가 있어 걱정이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좋겠다.

둥이가 나와 우리 가족에게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얼마 전 , 애완견에게 아들이라 하고 엄마라고 표현하느냐?”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둥이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보았다. 단순히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이고, 우리 가족과 함께 교감하며 사랑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둥이가 퇴근하는 나를 반길 때면 사회적 지지를 받는 느낌이 들고, 가족 간 소통의 역할을 통해 행복감과 즐거움이 증가하여 삶의 질이 향상되는 느낌이다.

가정의 형태가 산업화로 인하여 핵가족화가 되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반려동물 즉, 애완동물은 사람의 감정을 기분좋게 만들어 주고 자존감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애완동물 키우기는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분들에게 사회적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키우길 권유하고 싶다.

의료비 지원 및 의료보험제도 구축” “장애인 반려동물, 활동지원사 돌봄 필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 지원되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첫째, 반려동물의 의료비 지원과 의료보험제도 구축이다.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아프기도 하고, 수술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그런데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고민될 때가 많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부담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

서울시는 취약계층에게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20만원 이내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취약계층이 반려동물을 통해 얻는 정서적 안정효과를 높이고 동물복지를 강화하고자 시작된 사업이다. 초기엔 기초검진,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약 등 필수진료 항목만 지원했던 것을 작년부터 20만원 이내의 선택진료에 대한 지원도 추가하기로 했다니, 이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래본다.

둘째, 반려동물의 장묘문화 구축이다.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언젠가 이별을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아직 지역마다 장례업체나 화장장 등의 장묘문화 형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기에 추모할 수 있도록 장묘문화가 필요하다.

셋째, 장애인이 반려동물을 키울 때 활동지원사가 제대로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와 돌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장애인이 몸도 불편한데 왜 강아지를 키우냐(?)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활동지원 시간 확대를 통해 반려동물 돌봄에도 지원이 될 수 있는 제도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2,500년 전부터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생활했다고 한다. 고고학자 시몬 데이비스는 약 1,200년 전 인간의 무덤에서 개가 인간의 먹이가 아닌 애정적인 관계였던 사실을 발견하면서 동물과 인간의 정서적 유대는 선사시대부터 존재해 왔다고 피력하고 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하여 애완견(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개)이라는 단어보다는 반려견(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이란 명칭으로 불리면 좋겠다.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정보

*시각장애인 안내견 특별훈련을 거친 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인도하여 안전한 보행을 돕도록 함/ 시각장애인은 안내견의 몸체에 매달은 유도 고리를 잡고 보행함/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제약을 감소시켜 주고 보다 안전한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하고 있음/ 안내견은 식당 등을 비롯한 어느 공간이던 출입이 가능함

청각장애 도우미견 - 생활에 필요한 소리나 정보를 구분해서 알려줌(초인종과 타이머, 팩스, 주전자의 물이 끓는 소리, 차가 오는 소리 등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소리나 정보를 알려줌)/ 기초적으로 사람과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예절과 사회성을 배우게 되며 앉기, 엎드리기, 기다리기, 부르기, 따라다니기 등의 복종 훈련을 받고 일상의 여러 가지 소리 중에서 청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소리를 구별해 알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돕도록 하고 있음

지체장애 도우미견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의 일상생활 동작을 보조하는 역할을 함/ 떨어진 물건이나, 전화기 등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는 것부터, 문을 여닫고 전등 스위치를 조작하는 도움을 주거나 신체를 일으키거나 지탱하는 것을 도와줌

치료도우미견 - 정서적인 안정과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화 능력을 향상시키고 심신회복에 동기를 부여하며, 장애인에게 재활과 치료의 자극이 되도록 함/ 우리나라는 대형견보다 소형견이 선호되고 있음/ 기본적인 복종훈련, 갑작스러운 자극에 적응하기 등 장애인과의 사회성 훈련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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