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00년간 삶이 오간 골목길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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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00년간 삶이 오간 골목길 주목하자
  • 김영준
  • 승인 2023.06.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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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공간 ‘골목길’ 경제적 가치 재해석해야
청년스타트업 ‘골목길 스타 비즈니스’ 육성 필요

[목포시민신문] 그렇다면 문화와 관광을 동시에 잡을 목포만의 콘텐츠는 무엇인가?

1897년 목포가 개항한 해에 김우진이 태어났다. 근대를 거치며 목포는 골목길을 이어오며 집적화된 도시로 성장했다. 골목길에서 김우진과 박화성, 김현의 문학이 만들어졌다. 목포 문화도시와 관광도시의 교집합을, 지난 100년간 목포 사람들의 삶이 오간 골목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항구도시 외에는 별반 경쟁력이 없던 목포는 코로나19 직전, 한 국회의원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사건을 통해 주목받았다. 만약 이 사건이 재개발지역같은 키워드로 매스컴에 보도됐다면 단순 사회적 이슈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목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설립된 근대건축물 지역을 토대로 스토리텔링을 진행 중이었고, 이 사건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그해 설 연휴에만 1만명 이상이 다녀간 이른바 힙 플레이스가 됐다.

풍요로운 골목이 가득한 도시는 단순히 옛 정취를 느끼며 향수에 젖는 치유와 힐링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다양한 도시문화를 제공한다는 것은 곧 창조적인 인재와 그들이 도전하는 창조적인 산업을 유치할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시 경제의 다양한 공공재를 창출하는 골목길을 하나의 자본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 유대, 연결,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인 것이다.

골목길 경제학자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전국의 골목길을 찾아다녔다. 그가 바라본 골목길의 요체는 사람과 돈이 모이는 새로운 문화발전소 역할, ‘라이프스타일이 집약된 문화자원이다. 흔히 떠올리는 골목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홍대, 가로수길, 연남동, 성수동, 익선동뜨는 상권은 늘 골목길이었다. 아기자기, 오밀조밀, 천천히 걸으면 여기저기서 특색 있는 감성과 취향을 담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손짓해오는 곳. 쭉 뻗은 대로와 고층빌딩이 빽빽한 신도시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모 교수는 젊은이들이 왜 교토·방콕 같은 곳으로 여행 간다고 생각하나. 문화재 보러? 아니, 문화를 즐기러 가는 거다. 골목길엔 매력적인 감성과 생활문화, 이야기가 살아 숨쉰다. ‘다운타운(도심) 라이프스타일의 수요가 커졌다. 로컬이 곧 글로벌이며, 골목길이 지금 한국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상품이다골목상권의 정체성을 만드는 소상공인 영웅이 많아져야 한다. 일본의 경우 장인학교나 도제교육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국내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 골목길 문화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신 시스템은 마련할 수 있다. 스타트업 수준의 골목길 스타 비즈니스를 고민할 때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처럼 일본은 생활문화 자체가 관광자원이 된 곳이 많다. 목포도 자원은 충분하다. 골목길 훼손이 아닌 정체성을 살린 개발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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