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이송환 지부장] 기시감(旣視感, 프랑스어: Déjà Vu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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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이송환 지부장] 기시감(旣視感, 프랑스어: Déjà Vu 데자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6.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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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환 민주노총 목포 신안 지부장

[목포시민신문] 처음 가본 곳인데 이전에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 똑같은 일을 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끼는 것.

20151114일에는 민주노총의 노동자 대회와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진보 민중세력들이 모여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하였습니다.

이 대회의 구호와 주요 요구사항은 이렇습니다.

노동개악 분쇄 친일독재교과서 역사쿠테타 저지 민중총궐기.’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중단, 밥쌀 수입 저지, 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 대북 적대정책 폐기, 남북관계 개선, 세월호 온전한 인양,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이 과정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이 대회 이후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일부 과격 시위대를 프랑스 파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비교하며 복면 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하루 만에 집회·시위 현장에서 마스크 등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복면 금지법25일 여당에 의해 발의됩니다.

그러든 말든 백남기 농민이 결국 돌아가시기까지 317일 동안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촛불집회와 살인 진압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갑니다.

20161112일 또다시 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를 합니다.

여전히 요구 사항은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외주화 중단, 쌀 수입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와 최저가격 및 농산물 값 보장, 재벌 곳간 열어 청년 좋은 일자리 창출 요구, 역사왜곡 중단, 물대포 사용 및 차벽 설치 중단,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세월호 인양, 진상규명 안전사회 건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처벌, 한상균 위원장 석방 등.

그러데 이미 1029일부터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고 3차 촛불과 민중총궐기가 1112일 겹치게 되면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촛불집회로 모이게 됩니다.

이 민중총궐기가 계기가 되어 시민들이 시위에 더 참가하는 효과를 불러왔으며, 그 결과 3주 뒤 230여만 명이 모이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가 일어납니다.

드디어 12107차 촛불이 있기 하루 전인 9일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됩니다.

박근혜가 추진했던 쉬운 해고'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음에도 비정규직종합대책(2014. 12)을 발표하며 저성과업무실적 부진에 대한 실질적 판단을 경영자가 경영상 편의에 맞춰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근로계약 해지 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사용자가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광범위하게 부여했습니다.

일자리도 없는데 해고까지 쉽게 할 수 있게 하자 청년들과 노동자들이 분노한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51일 강원도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분신하고 다음날 사망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건설노조 간부였던 양회동입니다.

그는 좋은 사람 이었습니다 자신도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음에도 간부이기에 조합원들을 먼저 일 시키기 위해 현장마다 다니며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구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조합원들 먼저 일을 챙겨주느라 그는 올해 4월 달에 하루 밖에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건설현장의 특성상 보통 2~3개월 길어야 6개월 정도 한 현장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다음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실업자 신세입니다.

건설노조의 활동이라는 것이 이렇듯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는 일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회사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으면 집회도 하고 투쟁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이후 건설노조의 먹고살기 위한 이런 활동을 불법이라고 하고 폭력배로 매도하며 건설노조 조합원을 천 명이 넘게 수사하고 있으며 수십명을 구속하였습니다.

양회동도 수사를 받고 있었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당일에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습니다. 법원 사람들은 노동자가 아닌지 노동자들의 명절 노동절에 양회동을 불렀습니다.

양회동은 억울하고 창피했습니다.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조합원들의 생계를 위하여 일자리를 구하는 활동이 불법이고 그 죄명이 집시법 위반도 아닌 공갈이고 협박이라니.

그런데 나중에 회사 관계자들이 양회동이 공갈 협박한 적 없다고 탄원서까지 써 주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양회동을 생각하면 백남기농민이 떠오릅니다.

건설노조와 민주노총은 강압수사 책임자를 처벌하고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12일로 51617일에 열었습니다.

극히 일부 참가자들은 음주도 하고 쓰레기를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지도부의 통제에 따라 질서 있게 행동했습니다.

프랑스나 유럽, 미국의 시위를 보십시오. 불을 지르고 자동차를 부수고 수퍼마켓을 텁니다. 그것에 비하면 한국 노동자들의 집회와 시위는 너무나 아름답기만 합니다.

오히려 작은 것을 부각시켜 본질을 호도하는 언론이 문제입니다.

그 어떤 불법 행위도 방치·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이 달라졌습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12일 서울 도심 상경집회를 계기로 당정은 불법 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를 제한·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건설노조 집회에 폭력 행사나 기물 파손 등 법 위반 사항은 없었다던 경찰도 태도를 바꿔 건설노조 12일 집회는 불법집회라며 집행부 수사에 나섰습니다.

윤석열은 집시법을 개정해서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의 집회와 시위를 제한한다고 합니다.

급기야 고공에서 농성 중인 노조 간부를 어떤 안전조치나 설득하는 과정없이 몽둥이로 머리를 내려치며 진압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집시법 개정한다고 하는 윤석열을 보고있자니 복면금지법을 만들던 박근혜가 떠오릅니다.

2015년 민중총궐기로부터 박근혜 탄핵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윤석열을 퇴진시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를 무너뜨린 2015~16년 민중총궐기를 조직했습니다.

윤석열이 대통령하는 것은 처음 보는데 꼭 박근혜를 보는 듯 합니다.

윤석열의 말로가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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