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통한의 섬나라 아일랜드와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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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통한의 섬나라 아일랜드와 위스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6.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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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 얼마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서거하고 새로운 찰스3세 국왕이 즉위하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여왕의 죽음과 그의 후계자의 즉위로 인해 많은 세계인들은 영국왕실에 70년간 영국을 이끈 여왕에 대한 예도와 새롭게 왕관을 이어받은 영국 왕에 대한 축하를 보냈지만 유독 한나라의 국민들은 오히려 저주를 퍼붓거나 시큰둥한 하였다. 그것도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옆 나라 바로 아일랜드다.

아일랜드의 역사를 보면 그럴 만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아일랜드는 영국과는 가까이 있지만 인종적, 역사적으로 다른 면이 많다. 인종적으로 켈트족에 속해 있고 언어도 게일 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영국의 본토는 로마와 게르만족의 침략으로 인해 문화, 인종적으로 영향을 받았지만 아일랜드는 유럽 대륙과 브리튼 섬에서 게르만족으로부터 밀려난 켈트족이 마지막까지 버틴 지역이고, 로마제국 명망이후에는 로마의 시민들이 대규모로 이주하여 가톨릭과 로마문화를 받아들여 문화적으로 다양해 졌다. 이때 전파된 증류기술이 최초의 위스키가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

잉글랜드와는 다른 인종, 언어적 차이, 독립적 문화와 정치체계를 가졌던 아일랜드는 12세기에 잉글랜드의 침략을 받아 20세기 초까지 800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야만했다. 무수한 수탈과 차별, 저항과 학살로 이어졌다. 잉글랜드는 그들의 종교였던 영국성공회를 선교하면서 아일랜드 종교인 가톨릭을 박해하고 개종을 강요하면서 비옥한 토지를 빼앗고, 척박한 지역으로 강제이주 시켜 많은 아일랜드인 이 아사하거나 순교하였다. 1640년에는 잉글랜드의 유명한 독재자 올리버 크롬웰이 군대를 이끌고 당시 아일랜드의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30만 명을 죽이는 큼직한 학살을 자행했다. 이후에도 수백 년 동안 영국은 아일랜드 인을 황무지로 추방하거나 과도한 세금과 부역으로 수탈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영국 정부의 수탈로 인해 아일랜드에는 감자 이외에 먹을 것이 거의 없던 와중에 싹이 타들어가는 병으로 감자흉작으로 기근이 발생했는데 이를 구휼해야 하는 영국의회와 빅토리아 여왕의 무관심과 방치로 대기근이 발생했다. 기근 전 800만 명을 상회하던 아일랜드의 인구 중 100만 여명 이상이 아사, 또 다른 100만 명 이상이 기근을 피해 미국 등으로 이민을 떠났다. 기근이 끝날 시점에는 총 인구수의 25%가 없어졌다. 이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아일랜드인들 얼마나 많았던지 지금은 그 이민자의 후손들이 미국인구의 10%이상을 차지한다. 아일랜드계 대통령도 현직 조 바이든을 비롯해서 앤드루 잭슨, F.케네디, 로널드 레이건이 있다. 허버트 후버, 버락 오바마도 모계 쪽으로 아일랜드계일 정도로 미국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 후 저항과 자치권운동, 1916년 부활절 봉기와 영국-아일랜드 전쟁을 거쳐 1921년 영국-아일랜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아일랜드 32개 주 가운데 남부 26개 주가 아일랜드 자유국으로 800년 만에 영국으로 부터 독립했지만, 아직도 북부 북아일랜드 분쟁과 IRA저항사건, 아일랜드 분단으로 인해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세계 최초로 위스키를 만든 아일랜드의 위스키는 어떤 맛일까. 아일랜드에서 생산하는 위스키는 아이리쉬(Irish)위스키라고 한다. 아일랜드의 위스키도 아일랜드의 역사의 운명과 같이 영국의 침략과 수탈로 인해 원래의 원형을 잃어버리고 스카치위스키에 종속되고 오랫동안 정체성을 갖지 못했다. 독립이후 아일랜드의 양조업자들은 아일랜드만의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스카치위스키 생산과정에 들어가는 피트(Peat) 탄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건조로 맥아를 말리고, 이후 포트 스틸 증류주와 그레인 증류주를 단식 증류기에 넣고 3번 증류한다. 등이었다. 이렇게 아이리시 위스키의 제조의 원칙이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아이리시 위스키는 피트훈연을 하지 않아 향이 깨끗하고 아주 맛이 부드럽다. 때문에 위스키 입문자들이 쉽게 마실 수 있는 위스키가 많다. 가장 유명한 최고의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Jameson) 가격도 저렴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셰리의 풍미가 감도는 풍부한 건포도로 시작해서 달콤하고 맛 좋은 향신료가 입안을 감싸며 마무리 해주는 블랙 부쉬 (Black Bush) 벌꿀 향과 단맛이 강한 로커스(Locke's) 등이 있다.

현재 아일랜드는 유럽의 가장 끝에 위치한 섬나라에 좁은 국토와 작은 인구에도 과감한 투자와 미래인재 교육 등을 통해 금융과 IT분야가 발전하여 유럽의 강소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의 수백 년간의 잉글랜드의 침략과 수탈의 역사와 오늘날 경제발전은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서 침략과 예속, 수탈과 저항 속에도 자주와 독립, 경제발전을 이루어낸 우리나라와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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