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통유리창 너머로 책들과 그림, 물건들이 빼곡히 보이는 ‘지구별서점’이 차없는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책방지기인 ‘나보림‘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벌써 4년이 넘게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청소년 지도사로 일하던 나 씨는 일을 멈추고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동생의 권유로 광주와 서울에 있는 독립서점에 가보았는데 대형서점과는 다른 독립서점이 주는 공간의 힘을 느꼈다. 나 씨는 자신이 느꼈던 그 힘을 목포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립서점을 열기 위해 중학교 시절 추억이 있던 목원동을 중심으로 너무 번화가가 아닌 독립서점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에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환경에 많았던 나 씨는 사람들이 환경에 관해 관심을 가지길 원하는 마음과 다양성을 생각하며 ‘지구별 서점’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나 씨는 처음 서점을 열고 매우 우울했다고 한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과 괜히 일을 벌인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에 후회도 했었다. 그러다 마음을 바꿨다.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불안하더라고요.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니 내가 만족할 만한 공간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편하게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했어요. 손님들이 서점에서 들어오실 때보다 나가실 때 기분이 살짝이라도 더 좋아지게 하자고요.”

‘지구별서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주제는 ‘환경’이다. 서점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는 환경 코너에는 환경에 대한 책뿐만 아니라 채식에 대한 책들과 대나무 칫솔이나 고체 치약과 같은 제로웨이스트 제품, 현수막 천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수익 일부분은 연말에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또한 환경에 대한 도서뿐만 아니라 여행과 독립출판물, 동화책들도 팔며 다양성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나 씨는 독립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일뿐만 아니라 청년 대상으로 한 워크숍과 청소년 대상으로 리사이클링 수업을 했고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지도사로서 일했던 경험이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좀 더 능숙하게 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에도 도움을 줘 독립서점을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2년 정도만 하다가 그만둘 것으로 생각했던 독립서점이 어느덧 4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체력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이 들었다. 목포시에서 독립서점에 대한 지원이 없고 독립서점만으로 돈을 버는 것은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씨는 독립서점 외에도 기후환경수업과 숲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활동 수업도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 작년에는 문을 닫아야 하나라는 고민도 했지만 이렇게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클 것 같아 꾸준히 하기로 결심했다.

이런 마음을 갖게 한 데에는 그동안 와주셨던 손님들의 덕이 컸다고 한다. 매년 방학마다 찾아오는 모녀와 소식이 궁금할 때쯤 찾아와 주는 단골손님들이 있었기에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나 씨는 자신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독립서점을 찾아오신 손님 중에 무례한 손님은 거의 없었고 멋있는 분들, 내면이 꽉 찬 분들이 많이 오시니까 배울 점도 많았던 것 같아요.“

지구별서점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현재는 금요일과 토요일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곧 다시 그 전의 영업시간과 함께 환경에 관한 독서 모임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들려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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