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은 고전古典
최 재 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속언俗言
고금을 넘나드는데
낡은 지식 팔아 명예를 챙기려던
거덜난 어느 선비님네,
볼 일 마쳤으면 흔적없이 떠날 일
제 버릇 남 못주고 내뱉은 한 마디
‘여긴 시같은 건 너절한데
시인은 없어-,
어허, 이 양번
예가 바로 원조 예향인 걸 모르셨나?
자신이 끄적인 넉두리는
음절마다 역겨운 냄새 코를 찔러도
글로벌 꿀향긴 줄 아는 모양.
은혤 입었으면
공 인사라도 남기는 게 얘의거늘,
어허 어디다 대고 빈 삿대질이야
‘내로남불’이라 하던가
여의도 발發 낯 간지런 말투도
때로는 약이 되는 세상 잊으셨나,
포구의 지성들 간 밤 술이 덜 깬 듯
꽁짜로 얻어터진 싸대기 움켜쥐고
끄덕이며 참으면 .군자의 도道일까, 힐링일까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친다'는데
백신 끝난지 오랜데
나 또 왜 열 받지?
* 서라벌 예대 문창과 졸업
* 중앙일보 신춘문예, 월간 『시문학』추천으로 등단
* 시집 『표구속의 얼굴』등13권
* 목포문협회장/한국현대시인협회부이사장 역임
* 한국현대시인상 수상
* 전라남도 명예예술인 지정(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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