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 맹꽁아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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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 맹꽁아 같이 살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7.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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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목포 북항의 낮은 습지에는 여러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특히 지금이면 한창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맹꽁이가 우리 목포에도 있다.

여름 한철 맹꽁이와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없을까?  

맹꽁이는 4월에서 11월 사이에 어두운 밤에 돌아다니며, 먹이를 잡아먹으며 생활한다, 낮에는 비교적 수분이 많은 흙 속이나 낙엽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맹꽁이를 감지할 때는 5-8월 사이 많은 비가 내려 일시적으로 웅덩이가 생기면 그곳에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든 수컷들이 -, -, -”하고 울 때에나 맹꽁이의 존재를 감지한다.

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8년째 어린이 맹꽁이 탐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탐사단은 맹꽁이의 생태를 조사하고, 생태지도를 그린다. 그리고 산란처로 이동하는 맹꽁이가 위험에 빠졌을 때 구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이 전해진다.

무엇보다 직접 자연을 만지며 접할 수 있고,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들이 몸과 함께 오감을 마음껏 발휘하니 아무래도 탐사단에 대한 만족도가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다.

624일 토요일 맹꽁이 탐사탄활동의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맹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 (신안실크밸리 7) 아파트를 짓게 되면서 맹꽁이들이 현재의 서식지로 옮겨지게 되었다. 바로 목포해양경찰서 앞의 축구장 2개 넓이의 공원이다.

 

환경보전은 인간의 존엄성에 우선할 수 없다?
작년이었을 것이다. 맹꽁이 서식지의 인근 주민들이 맹꽁이의 서식지를 이전해달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던 적이 있다. ‘맹꽁이 울음소리로 아파트 인근 지역 주민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고, 환경보전은 인간의 존엄성에 우선할 수 없다.’라는 게 민원의 요지였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 건 왜 일까? 인간의 존엄성과 환경은 서로 대치되는 개념일까?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율한 최상위 법인 우리 헌법에 환경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부분을 함께 찾아보았다. 두 가지 조항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10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35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환경권의 내용과 행사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

10조만을 보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마땅히 사람이 걷기 좋은 도로가 필요하니 숨 쉬는 토양마다 아스팔트로 덮고, 멀쩡한 습지 또한 메우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35조를 보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활 권리와 함께 환경보전에 대한 의무를 함께 명시하고 있다. 환경권이라는 개념 또한 추가된다. 환경보전과 인간의 존엄성은 정말 대립되는 개념인걸까?

 

인간과 환경의 가교, '자연의 권리'

요즘 들어 환경에 대한 걱정을 넘어 '기후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또한 이제는

사막화, 해양오염, 대기오염, 기후위기 모두 인간이 초래한 것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과학자들의 견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모두 좋은 환경을 만들 수는 없을까? 최근 인권학계에는 오래된 성장 담론을 환기하고 사람과 생태계를 밀착시킬 새로운 담론이 논의되고 있다. 바로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

인권이 인간 고유의 존엄함을 나타내는 단어라면, 자연의 권리는 인간의 착취로부터 자연이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다만 자연이 인간의 말을 구사할 수는 없으므로 자연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리인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 가능성이 열린다. 편리한 생활 뒤에 감쳐진 억압된 자연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태도로부터 사람과 생태계는 비로소 연결될 수 있다.

생태적인 감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인식증진 교육이지요. 이제 맹꽁이를 소중한 생명이자 우리의 이웃으로 여기게 되고, 그 서식지 자체를 보호하는 일로 발전해 갈 것입니다. 또한 맹꽁이 서식지를 온전하게 보전하면서, 생태학습장으로 꾸준히 활용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목포를 만드는데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북항의 맹꽁이 서식지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훌륭한 생태교육장의 장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점점 생물종이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 도심 속에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더욱 소중할 것이다. 기회가 되실 때 꼭 맹꽁이의 친구가 되어보시길.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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