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허영무 시민기자] 영화 ‘불모지’ 목포에서도 새싹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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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허영무 시민기자] 영화 ‘불모지’ 목포에서도 새싹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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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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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 집행위원 이서은 감독
‘도루묵버스킹’ 다큐멘터리를 촬영 중인 이서은 감독(우측)

[목포시민신문] 목포에는 보석들이 참 많다. 꺼져가는 불꽃을 다시 일으키려는 청년들, 그들을 감싸주고 끌어주는 어른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세상에 알리려는 어떤 사람들도.

이번에 만나본 이서은 감독(26)도 그 보석 중 한 명이다. 영화 불모지라 불리는 목포에서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는 그녀는 홍성의 청운대학교 방송영화영상학과를 나와 목포로 돌아왔다.

타 지역에 있다가 돌아오니 이 동네가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는거에요. 동네 자체가 촬영장 같았어요

휴식을 위해 돌아온 고향은 그녀를 포근하게 감싸줬다. 본디 옛것들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으며, 무엇보다 바다가 너무 좋다며 덕분에 고향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바다가 있는 곳에서 자란 사람들은 그 바다를 품에 안고 살아간다며 타 지역에 있다보니 고향의 바다가 너무 그리웠다고 한다.

영화인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만드는 자체만으로 좋은 인생이라 생각해요

본래 가야금을 준비했던 그녀는 가야금 하나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오랜 연습 후에도 정체된 실력과 다가온 매너리즘에 행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가야금에 실연당한 느낌으로 영화에 빠지기 시작했다. 매드 시네필(프랑스어로 영화와 사랑이 합쳐진 영화팬’)이라는 단어는 그녀가 목표로 삼는 동시에 그녀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일 것이다.

이 도시에서 살아가곤 있지만 소속감이 없어요

고향 목포는 돌아온 그녀를 꽤나 냉혹하게 대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알리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영화학교시네마 MM’에 속하기 전까진 목포에 대한 소속감이 전혀 없었다.

다른 것들은 다 바뀌어 가는데 나만 빼고 바뀌는 느낌

고향이 좋았던 그녀에게 점점 고향이 그녀와 거리를 두면서, 고향은 변하는데 그 안에 자신은 빠져있고 그 곳에 속하고 싶은데 속할 방법이 없었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또한 시에서 지원과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무언가 해보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 지역의 재능 있는 친구들도 아 이곳엔 할 게 없다며 나가버린다고 하며, 청년이 남아있을 이유를 만들어 달라며 남아있을 명분이 없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감독의 길을 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대학을 나와봤지만 (한예종갈 것이 아니라면) 대학보다는 한국 영화 아카데미(전문 양성기관)’도 좋다고 생각해요며 조언을 전한다. 또 지역의 영화 프로그램에서 시나리오나 촬영 방법 등을 배워 내 작품을 찍어보는게 중요하며 자신의 결점이나 고민을 중점적으로 써보는게 자신이 잘 아는 부분이기에 좋은 스토리가 나온다며 그녀의 팁을 건네준다.

그녀는 소수자와 괴짜(freak)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며 저 자체도 비주류의 사람이고 어딘가에 잘 속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라는 말과 함께 자신과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팀 버튼감독의 가위손이라는 작품 속에서 기계도 사람도 아닌 에드워드라는 인물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이 감독은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여 결국엔 목포를 빛내는 여성 영화인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그녀와 함께하는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817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니,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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