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서비원 공동 봉사 체험수기-23]‘확진아동 돌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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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사회서비원 공동 봉사 체험수기-23]‘확진아동 돌봄 지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7.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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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화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 돌봄지원사

목포시민신문은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과 공동으로 아름다운 전남 봉사의 삶이란 주제로 도내 사회복지시설 봉사자와 수급자의 체험수기를 받아 연재한다. 체험수기는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이 지난해 봉사자와 수급자를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해 입상작을 중심으로 올 한해동안 본보에 게재된다.<편집자 주>

아름다운 전남 봉사의 삶 체험수기-23

[목포시민신문] 제가 이전에 긴급돌봄서비스를 겨울방학 한 달 동안 11세 여아에게 제공한 적이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였는데 단기 이틀 동안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긴급돌봄의 대상 아동의 부모님이 먼저 확진되어 격리되고 부모님 격리 해제 후 아동은 코로나19’ 격리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이집 등원을 할수 없는 상황으로 긴급돌봄서비스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동의 어머님이 현재 보육교사로 근무하고 계셔서 격리기간이 끝나 더는 집에 있을 수 없어 출근해야 하는 상황인데, 다행히 아이가 컨디션이 괜찮은 거 같아 그나마 안심하고 맡기신다고 하시면서 잘 부탁해요하시고 간단하게 전달사항과 아이에 대해 알려주시고는 출근하셨습니다. 아이가 먹을 점심과 간식은 냉장고에 미리 마련해 두셨고, 저에게도 커피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첫날은 오전 830분부터 오후 630분까지였는데 어머님이 퇴근 후 20분 정도 일찍 오셨습니다. 돌봄 대상 아동의 일과를 일지에 써서 보여 드리며 아이의 특이사항과 잘했던 내용 등 이런저런 전달사항 얘기하다가 어머님이 경상도에서 이곳 영암에 이사 오신지 몇 개월밖에 안 되어 아직 친구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저도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적응하는데 어려웠던 게 생각이 나서 약간은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해 봐서인지 말을 상황에 맞고 조리 있게 잘하고 자기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해 주어서 아이를 대하기가 편했습니다. 색연필을 꺼내어 사과나무, “사과는 빨간색이야그리고. 오렌지 나무를 그리면서 오렌지는 주황색이야”, 바나나 나무를 그리면서 바나나는 노란색이지하며 색칠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림을 진짜 잘 그렸다고 칭찬해 주었더니 아이도 좋아하길래 사진 찍어서 엄마 보여주자고 했더니 어린이집에서 즐겨하는 손가락 브이를 취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동영상을 틀어놓고 십자블록을 가지고 놀았는데 바닥에 펼치지 않고, 하나씩 꺼내서 차례로 조립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왜 그렇게 하는지 물었더니 한꺼번에 펼쳐놓으면 지저분해져서 그렇다고 표현했습니다. 제가 한참만에 조립해 자동차를 만들어주었더니 아이는 그걸 가지고 미끄럼틀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남자아이 특유의 개구쟁이 모습으로 놀았습니다. 자동차를 자꾸 미끄럼틀에서 내려보내니 블록이 빠져 분해가 되자 자기가 연결한다면서 끼우기를 하는데 혼자서도 가능하였습니다.

아이는 여러 번 맞춰본 듯 시간이 얼마 안 걸려서 맞췄는데 같이는 하되, 자기보다 더 빨리 맞추거나 아예 안 맞추고 지켜보는 건 안 된다고 하며 처음으로 큰소리로 저에게 여러 번 계속해서 짜증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000 힘들어? 낮잠 자고 싶어?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여 안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눕혔습니다. 한참 눈감으며 잘려 노력하더니 엄마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낯선 내가 있어서인지 잠들지 못하고 방 안에 있는 장난감 이것저것을 가지고 놀려고 하길래 잠이 안 오면 가지고 나가서 놀자고 했더니 그런다고 했습니다. 화살쏘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너무 좋아하는 아이가 예뻐서 같이 놀아주며 약간 과한 액션을 했더니 신나서 더 쏘면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아이와의 상호작용도 잘되고 아이의 컨디션이 좋아 별 힘들지 않게 그때그때 아이의 요구사항만 들어주면 되어 하루가 금방 지나고 엄마가 오자 저랑 재미있었다고 칭찬도 해 주어 뿌듯했습니다.

둘째 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였는데 제가 시간이 좀 남아서 조금 일찍 갔더니 아이는 씩씩하게 엄마,다녀오세요하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날은 아이가 기분이 좋지 않아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저와 어제 하루종일 있으면서 힘들었을 거라 생각도 들고 아직 컨디션 회복이 안 됐을 시간이라 그 모습마저도 귀여웠습니다. “00, 힘들면 좀 누웠다가 놀까? 그건 또 싫다고 하면서 다시 생기있는 얼굴이 되어 혼자 부릉부릉하면서 놀았습니다.

혼자 잘 놀아서 방호복도 입고 있고 이것저것 하느라 움직여서 내가 땀을 흘려서 물휴지로 닦고 베란다 문을 열고 좀 있다가 닫았더니 더운지 물어보고 베란다 문을 열어주며 거기 가서 앉으라 하는 아이에게 감동 받아서“ 00, 고마워했더니 발에 신고 있는 커버에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다 했습니다.

점심시간 즈음 아버님이 전화를 주어 영상 통화하시며 우리 000 좋아하는 장난감, 선생님하고 같이 가지고 놀았어? ” 하시니까 간단하게 , 그래라고 대답하고는 자기 하던 일 계속하여 아버님이 아빠 좀 봐봐 라고 하니 겨우 봐주는 츤데레 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아빠가 00이 사랑해하니까 마지못해 사랑해라고 답하고 아빠가 뽀뽀해주니까 이제는 끊으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이의 감정과 표현이 풍부한 것이 아버님 덕분일 거 같다고 생각해보면서 아프지만 컨디션 괜찮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이하거나 손이 만지고 물티슈로 닦으니까 가만히 지켜보다가 자기도 달라고 하며 손도 닦아보고 책상도 닦아보고 하면서 보길래 이거 소독하는 거야, 우리 00가 코로나19 걸려서 아직 바이러스 남아있을지 모르니까 한번 닦아주는 거야 얘기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평소 상호작용을 많이 하고 아이 눈높이 대화를 해 주는 부모님 덕분에 어린이집에서도 무난하게 지낼 거 같았습니다. 혼자서도 한참을 잘 놀고 낯선 사람과도 잘 지내는 아이를 보게 되어서 저도 무척 뿌듯했습니다. 어린이집을 그만두고서 유 아동기 아이들과 만날 기회가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이번 서비스를 하며 5세 아이와 지내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뿌듯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대상 아동의 부모님도 아이의 안전과 식사 챙김을 원하셨고, 기대에 만족하셔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전남 사회서비스원에 주로 어르신들이 등록되는데 이번 케이스처럼 아주 어린 아이들도 많이 이용하길 바라며 저의 짧지만 기억에 남는 긴급돌봄서비스 체험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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