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인디언 기우제와 버번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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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인디언 기우제와 버번 위스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7.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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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작년 하반기부터 늦은 봄까지 비다운 비가 오지 않는 역대급 봄가뭄 이었다. 제한급수와 물 절약 캠페인을 하던 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연일 계속되는 폭우와 기나긴 장마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격고 있다. 비를 기다리며 인디언 기우제를 지내던 마음에서 이젠 제발! 제발! 그만 비가 왔으면 하는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인디언 기우제이야기가 나왔으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우제도 제사이니 술이 빠질 리 없었을 것이다. “인디언과 술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인디언과 술에 대한 인연은 깊다. 먼저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상륙하기 전 까지 신대륙의 선주민(先住民)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몇 년 전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에 따르면 미국 고고학 연구팀은 미국 남서부 지역에 살던 과거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800년 된 질그릇 조각을 국방연구시설인 국립 샌디아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맥주 제조 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발효 잔류물이 발견됐으며, 이것은 인디언들이 옥수수를 이용해 고유의 맥주를 빚어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를 미국물질연구 학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옥수수의 원산지가 현재의 멕시코에서 볼리비아에 이르는 지역이다. 그이유로 옥수수로 만든 술이 있다. 멕시코와 애리조나지역에 티스윈볼리비아, 페루에 치차 데 호라라고 하는 옥수수 맥주가 있다. 또 멕시코에는 용설란 선인장 - 아가베로 만든 데킬라(Tequila)도 멕시코 선주민인 아즈텍의 종교의식에서 유래되었다. 1519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아즈텍은 아가베를 사용한 발효 음료인 풀케(Pulque)를 만들어 종교의식을 위해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사용하였는데 이를 스페인 정복자들이 증류과정을 거쳐 현재의 데킬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스페인은 멕시코에서 데킬라(Tequila), 칠레에 포도주(Wine)를 영국은 서인도제도의 섬지역에 사탕수수 원당을 이용한 럼(Rum)을 만들고 북미식민지에서는 호밀을 이용하여 만든 라이 위스키(Rye whisky)를 만들었다.

그 후 영국의 북미식민지였던 미국에서는 맥아(malt, 발아된 보리)를 주원료 하지 않는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을 만들었는데, 호밀로 만들면 라이 위스키는(Rye whisky) 옥수수로 만들면 통상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ey)라고 한다. 그 외에도 시기적, 지역적 분류에 따라 달리 구분하거나 표기하기도 한다. 보통 미국의 위스키는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ey)라고 하는데 생산량과 판매량에서 위스키 원조인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를 크게 앞선다.

와인(Wine)은 칠레, 아르헨티나, 미국, 멕시코가 유럽의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위협할 정도로 생산량과 품질 면에 뛰어나다. 그리고 와인을 증류 숙성한 브랜디(Brandy)중 남미를 대표하는 브랜디로 피스코(Pisco)가있다. 피스코는 페루에 피스코라는 도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는 다른 브랜디들과 달리 나무의 색이나 맛이 우러나지 않도록 항아리나 파라핀을 바른 용기에서 숙성했는데 근래에는 대형 스테인리스 저장소에서 숙성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소주와 같이 투명한 경우가 많다. 알코올 도수는 대체로 35~43도 정도다.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 (Guns, Germs, and Steel)에서 저술했듯이 유럽의 정복자들은 면역력도 없고 석기시대를 벗어나지 못해 흑요석 몽둥이로 무장한 아즈텍의 선주민을 총과 화약, 전염병으로 학살하고, 정복했으며, 수탈했다. 옥수수술 치차를 마시며 통한의 설움을 달래던 이즈텍의 전사(戰士)와 싸구려 버번위스키를 손에 쥔 고된 노동에 지치고 소외된 미국 불법 체류 멕시코 청년이 서로 교차하고 겹쳐서 생각나는 건 나만의 감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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