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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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8.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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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

한정원 씀/시간의흐름

초판 2023.1.10

[목포시민신문] 산문집<시와 산책>을 쓴 시인 한정원 작가의 시집<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는 시의 구성이 독특하다. 책을 펼치면 가로로 쓰여진 연극 대본처럼 무대 위 두 주인공이 계속 대화하는 형식이다. 짧은 시들의 묶음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이고 중간중간 등장인물의 독백이 들어가 있다. 그 모든 글이 시다.

한정원 작가의 새로운 글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산문집을 읽은 독자라면 많이 반겼을거라 생각한다. 시집은 제목에서부터 겨울이 떠오르는 것처럼, 시리고 공허하지만 그 공허함 속에 내리는 눈꽃은 주인공들 서로의 마음처럼 반짝이고 따뜻하다.

시집의 배경은 주인공 소년과 소녀 그리고 소녀의 꿈 속이다. 꿈 속이라는 건 시의 거의 마지막에 알려주는데, 시집을 모두 읽고 다시 한번 첫 장을 읽었을 때 처음부터 꿈 속이라는 것과 소년이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려주는 문장을 발견하고 좀 놀랐다.

하긴 살아있는 사람이 어떻게 얼음 밑에 사나라고 나의 빈약한 상상력을 반성하며 다시 읽어 내려갔다.

프롤로그

슬픔은 냄새가 나고 조용합니다. / 그래서 괄호 속에 잘 있습니다. / (물뱀 거울 천사 골짜기 떠돌이 개...... / 사람은 줄임표 중 하나. / 사람은 무수한 슬픔(중략)

상실감과 고통스러움 죄책감이란 감정을 이렇게 시적으로 아름답게 풀어낼 수 있는가 시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유롭게 이야기를 담고 시로 쓸 수 있는 작가의 필력에 다시 감동받았다. 긴 장마가 멈추고 폭염이 시작 되었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극과극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올 여름 이 시집을 읽으며 더운여름 견뎌 내길 바라본다.

<지구별서점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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