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수미 부회장]목포는 도심 속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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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수미 부회장]목포는 도심 속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8.0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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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전남·목포소비자연맹 부회장

[목포시민신문] 코로나가 끝나갈 때 쯤 되니 코로나 블루 혹은 엔데믹 블루라는 새로운 언어가 생겼다. 엔데믹 블루는 ‘거리두기 완화로 일상에서의 제약이 느슨해지고,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남에 따라 코로나 사태에 익숙해졌던 그간의 일상이 급변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이라는 뜻이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은 이제 대면하는 것이 불편해지고 도심 속에서 혹은 일상 속에서 조용히 힐링을 할 수 있는 오아시스를 찾아 떠나게 된다.

그 오아시스의 하나가 바로 시골 오아시스이다. 그래서인지 TV에서도 시골집을 개조하여 함께 사는 프로그램들이 단골메뉴로 종종 등장한다.

도심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간접체험을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남 해남의 땅끝 마실, 충남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도 일종의 시골 오아시스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MZ 세대를 중심으로 유명 관광지보다 지방의 소도시를 찾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와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집과 직장이 모두 서울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1억5000여건 분석에서 휴가철인 2019년 7월과 2022년 7월에 관련 업종 오프라인 결제 건을 비교한 결과 휴가자 수 증가율은 제주가 37.4%, 강원 37%, 전남 32.6%, 부산 24.2% 순이었다. 전남이 부산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는 것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시골 오아시스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전남 중에서도 여수, 순천, 목포, 담양 ,광양 등을 방문하는 2030세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목포도 주변에 비해 도시이지만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시골과 같은 촌스로운 매력을 풍기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한번 방문했던 사람이 다시 방문할 정도로 매력적인 공간인가이다.

소비자의 가치관이 변화하면 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대도시에 집중된 분위기에서 소비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지방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것이 새로운 문화가 될 수 있다. 이런 지방문화의 트렌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단체의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지역만의 컨셉을 개발하고 그것을 어떻게 유지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비슷한 관광프로그램 단순한 복제된 프로그램들은 한순간에 빛을 잃어버릴 것이다. 지역특성 기반의 유일무이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지켜가야 할 지역의 역사, 새로 발굴되는 지역의 역사는 옛세대에는 레트로 감성을 MZ세대에게는 뉴트로 감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기에 지역의 역사성, heritage을 정확히 이해하고 새롭게 풀어내는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를 좀 더 공부하고 찾아내야 한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이순신 장군을 잊지 않고 제사를 지냈던 고하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지켜낸 공동체 문화가 주는 감동에 나는 가슴이 뭉클하였다. 평범하고 보통의 사람들이 주는 감동의 울림은 나와 똑같은 사람이 주는 것이라 더 현실적이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발전시켜 지역의 독창적 내러티브를 완성시켜야 한다. 최근 명물이 된 목포 쫀드기도 이런 평범한 역사의 스토리 중 하나이다.

빛나는 그 지역만의 가치를 찾게 된다면 목포는 도심 속 오아시스가 아닌 하천의 맑은 물줄기가 되는 힘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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