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대표]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베이비 붐, 붐,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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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대표]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베이비 붐, 붐, 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8.0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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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마을로협동조합 공공디자인연구소 정은채 대표

[목포시민신문] 베이비 붐(Baby boom) 세대는 출생률의 급상승기를 말한다. 주로, 전후에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 해당되며,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세대에 해당된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전후에 걸쳐 이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도성장의 주역이자 민주화를 이루어낸 핵심적인 세대, 196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또다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 바로 초고령 사회, 1960년대 생들이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한 것이다. 무려 약 860만 명으로 가장 많은 머릿수를 차지하는 1960년대 생, 대한민국은 유래 없는 대규모 은퇴 집단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우리 모두가 겪게 될 미래 60년대 생 앞에 펼쳐진 신 노년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백세시대,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의 사람들이 일터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평균 49.3세 정년의 60세를 다 채우고 은퇴하는 경우는 1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 지난 2017년 모든 기업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됐지만 그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1960년대 생들은 이미 대부분 직장을 떠나고 없었다. 밤낮없이 일만하다 예고 없이 맞이한 퇴직으로 노후준비란 이들에게 퇴직 이후의 삶은 분명 여유로운 휴식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소수만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퇴직 이후 노령자들을 위해 안전판을 하나 준비해왔다. 국민연금이 그것이다. 그런데 60년대 생들의 노후에 이 국민연금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학력과 학벌 별로 86세대다 했을 때 그 8이라는 게 80년대 학번이라는 뜻이지 않은가? 그런데 60년대 출생 세대들의 80년대 동안의 4년제 대학 취학률 평균을 내보면 약 14%다. 이 세대의 다수는 직업적으로 봤을 때 생산직이나 서비스직, 노동자로 종사를 하거나 아니면 판매직 영세 자영업자 또는 단순 노무직 이런 쪽에 종사하는 분들이 압도적인 다수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존재한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월 평균 수령액은 61만 7,603원으로 노인 한 명이 특별한 질병 없이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최소 123만원으로 두 배에 달한다. 은퇴 전 소득의 약 40%를 보장해 주겠다던 약속 또한 실제로는 절반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40년 동안 한 번도 매달 거르지 않고 연금을 꾸준히 부어야 평생 자기가 번 소득 40%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40년 동안 그렇게 다니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실제로 소득대체율은 더 낮다. 분명 공적연금 제도로 노후를 평등하게 제공하자는 취지인데 오히려 노동시장의 지위에 따라 국민연금이 보너스를 더 주는 게 되니까 젊었을 때 불평등의 격차가 국민연금으로 인해서 노후에 더 커지는 이 또한 역설적으로 의도하지 않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저소득층의 노후는 위태롭다. 살기 위해 당장 필요했던 돈이기에 연금 유지를 못하고 일시금으로 받은 저소득 가입자는 지난 5년간 무려 100만 여 명, 국민이라면 누구나 나이가 들어서 일하지 않고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이 사실상 국민연금 1세대인 1960년대 생들이 믿었던 약속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확인한 실체는 대다수에게는 국민 용돈 수준으로 낸 만큼 돌려주는 국민연금의 셈법은 빈익빈 부익부라는 박탈감만 안겨주고 있다.

고생하며 청장년을 보낸 이들은 늙어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각자도생 복지 1세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60년대 생들의 노후는 고단하게 흘러가고 있다. 어디에도 기댈 곳 없이 오늘만 사는 이들의 어깨 위해 아직 끝나지 않은 부양의 짐도 남아 있다. 은퇴 이후 한참이나 지나도록 잠깐의 쉼조차 허락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일주일에 6일을 일해 왔지만 불경기가 계속 되면서 남은 하루마저 쉬지 않고 밤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끝나지 않는 부양 때문이다. 노후를 생각할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

60년대 생들은 이전 세대를 사적으로 부양하는 동시에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챙겨야 하는 세대다. 그리고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세대에 대한 지출이 전 세대보다 매우 컸던 이런 특징들이 있다. 이중 부양의 책임이 60년대 생에게 있다. 그런데 그 부분들은 사회에서 좀 주목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끝나지 않는 부양의 쳇바퀴 속에서 마음대로 늙을 수도 없는 60년대 생들, 이들을 부르는 다른 이름은 마처세대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느끼는 불안과 걱정은 기후가 아니라 현실이다. 벌써 수년째 OECD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860만 명에 달하는 60년대 생들이 노인 인구로 합류를 마치게 되면 상황은 더욱 암울해질 것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여전히 일해야만하고 아직도 일하길 원한다’ 라고...,

결국 노후 준비의 가장 밑바닥이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안정적인 노동 시장이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계속 60대로 들어서고 있는데 노동시장에 새로 재취업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재취업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고는 있다. 은퇴하고 나서도 완전히 은퇴를 못하고 한 10년 정도는 열악한 노동시장에서 노동하다가 이제 완전히 은퇴하게 된다. 이게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특이한 점 중 하나이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시간은 3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누구나 노인이 된다. 우리는 60년대 생들이 쌓아온 역량을 잘 활용해야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인구 공백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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