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나는 전남서 청년으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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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나는 전남서 청년으로 살 수 있을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8.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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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남 청년이다Ⅱ

[목포시민신문] 나는 전남 청년이다두 번째 집담회에 초대를 받았다. 작년에도 다양한 섹션을 준비해 청년들을 초대해주어 전남과 우리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각자의 삶과 활동을 공식적으로 공유했던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기꺼이 주변 사람들을 더 독려했고, 참여하게 됐다.

이번에는 순천이다. 낭만항구 목포에서 일류생태도시 순천까지 오랜만에 지역을 가로지른다. 작년에는 환경, 창업, 공동체. 정치, 가족. 젠더라는 키워드 섹션이었다면 올해는 섹션 위주보다는 네트워킹 시간을 대폭 확대하는 교류에 더 중점을 맞춘 듯 해보였다.

이런 환대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첫 번째는 공연으로 시작, ‘술은 안해요팀의 공연이다.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본격적으로 서로 네트워킹 할 준비를 한다.

귀어 귀촌한 신안 청년, 완도의 창창한 이장님

신안으로 귀어·귀촌한 신안 청년의 첫 사례 발표부터 흥미로웠다. 나이에 대한 법령이 바뀌어 다시 이대남으로 돌아왔다고 유쾌하게 본인 소개를 한 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어업에 종사하기로 결심한 본인의 행동에 대해 삶의 영역이 극단적으로 바뀐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서울과 지역의 삶이 그리도 다를까? 그러면서 본인의 인식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고 지역의 성평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곁들여 언급했다.

두 번째 발표는 완도의 청년공동체 완망진창대표였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분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고 재밌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하며 서울이주를 감행한 그의 행동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그리도 싫었던 완도를 벗어났지만 서울살이의 기쁨도 2년여가 지나니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그냥 쉬러, 별 생각 없이 다시 완도에 내려간다. 단순히 그냥 쉬기 위해완도에 내려왔는데 그리도 싫었던 완도가 갑자기 너무나 좋게 다가왔다. 그렇게 결심하게 된다, 완도로 귀향을!

내려와서 그는 사진관을 창업하게 된다. 완도에 있으면 매번 신분증에 들어갈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교외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왜 아무도 이걸 해결하지 않지라는 의문에 그럼 내가 하면 되지로 생각을 전환했다. 반응은 좋았다. ·고등학생들이 언니 이제 증명사진 찍으러 멀리 안갈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한다.
왜 이건 아무도 안하지”, “그럼 내가 하면 되지를 계속 생각하며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 도시재생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게 됐고 완망진창이라는 청년공동체까지 이끌게 되었다. 뾰족한 송곳은 드러나기 마련인 법, 이제 20대 중반인 그녀에게 어느 날 동네 이장님이 제안을 하게 된다. ”자네 이장 한번 해볼 생각 없나?”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제안이었을 뿐, 이장을 하려면 동네 분들에게 다수의 동의도 필요한 일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고, 이장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는 동네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뵈며 동의를 얻었다. 마침내 20대 중반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이장을 하게 된 것이다.

농어촌 성평등’, ‘가족과 돌봄’, ‘주거와 안전’, ‘일자리와 노동환경

이런 사례들이 모이니 이야기는 더욱 풍요로워졌다. 사례 공유 후 라운드테이블을 돌아가며 농어촌 성평등’, ‘가족과 돌봄’, ‘주거와 완전’, ‘일자리와 노동환경을 키워드로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결론을 꼭 도출하려 하기 보다는, 각자가 느끼는 지역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연스레 지역에서 불편한 것은 없는지, 아쉬운 것은 없는지, 또 만족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야기 했고, 지역의 문화와 정책에 대한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할 말이 많으니 판을 마련해주세요

지역에 애정이 없다면 이런 네트워킹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대한민국이 되었다고들 말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네트워킹도 비즈니스’, 곧 상품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사실 공론장이나 네트워킹은 일상이고 문화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본인에게는 이런 공공의 역할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다.

네트워킹이 필요해진 시대, 커뮤니티가 간절한 요즘. 두 번째 나는 전남 청년이다가 소중한 이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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