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교수] 기록적인 2023년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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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교수] 기록적인 2023년 폭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8.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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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학교 교수

[목포시민신문] 입추가 지났다. 그러나 20238월은 기록적인 폭염의 한 달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7월 중순부터 시작한 30도 이상의 고온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 39도까지 올라간 곳도 있다고 하니 한반도 전체가 용광로 같은 상황이다. 기후 온난화니 기후변화니 하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 기후 위기(climate crisis)라는 단어에도 이미 익숙하지만, 된더위와 이상고온의 현상이 지속되는 현상은 마치 지구가 끓고(boiling Earth) 있음을 여실히 경고하는 것 같다. 최근 대한민국의 이상 기온은 기상 기록 사상 처음이 아닐까 생각되며, 이 기록은 매년 경신되고 있다. 폭염(暴炎)은 영어로 ‘heatwave’라고 하며 영어로 번역하면 열파(熱波)이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이때를 기준으로 특보가 발효된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주 사마린다시에서 조사와 회의를 하는 동안 한국의 폭염 상황에 대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소개하였더니 위도가 높은 한국이 어떻게 적도 인도네시아 더 더운지 모르겠다고 놀라워했다. 당시 자카르타는 30도였는데, 서울은 33도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는 폭염을 기후변화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 기온상승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평균기온의 상승은 폭염일수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킨다. 폭염의 주요 원인은 지구온난화, 엘니뇨현상, 티벳고원의 적설량 감소, 열섬현상 등이다. IPCC의 보고에 의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온상승은 계속되어 21세기 말까지는 평균기온이 1.86.4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서 하절기 폭염은 지속될 것이고, 그 기간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도시 열섬현상으로 폭염의 현상을 직접 체험해야 하는 도시인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특히 더위와 관련된 질병을 비롯하여 병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게는 매우 취약하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취약계층을 분류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고질병이 있는 자, 병원 처치를 받는 자, 장애인, 약물·알코올 중독자, 사회적으로 고립된 자(독거인, 외국인), 사회적으로 열악한 자(빈곤자, 노숙자 등)가 있다. 인간의 정상적인 체온은 늘 36.5~37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체온조절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폭염에 노출되면 체내의 열 생산 기전이 모두 억제되고 피부혈관이 확장하거나 발한, 호흡촉진 등 열 발산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발한 현상은 증발열을 통해 땀을 방출하는데, 1cc의 땀은 0.58kcal의 증발열을 체외로 방출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발한현상이 사람마다 다르고, 체질이나 신체 조건에 따라 땀 배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흡수는 필수적이다.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폭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상황에 여러 가지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불명예 중단하게 되었다. 그나마 태풍의 영향이 핑계가 되었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4만여 청소년들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는 갯벌 매립지 벌판에서 폭염과 사투를 하며 버텼지만, 온열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급증하고 열악한 준비로 인하여 중단이 되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그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태였다고 본다.

한반도가 폭염으로 시달리지만, 유럽은 폭우로 대홍수를 겪고 있다. 미국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얼마 전에 하와이 마우이섬은 건조지역 산불이 주거지로 확대되면서 대규모 화재로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이 완전히 소실되었다. 육지 뿐 아니라 해양에서도 해수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한때 남해안 일대 수온이 27도까지 상승한 적이 있다. IPCC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 평균기온이 1.5오르는 시기를 2050년에서 10년 앞당긴 204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과 20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해처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폭염일수를 고려한다면 2040년 이전에 1.5이상 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며 극복할 것인지,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폭염의 영향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화 지수가 더 높은 섬 지역의 폭염에 대한 대응은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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