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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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0.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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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저자최은영

출판문학동네 2023.8.7

[목포시민신문] 함께 성장해나가는 우리 세대의 소설가를 갖는 드문 경험을 선사하며 동료 작가와 평론가, 독자 모두에게 특별한 이름으로 자리매김한 최은영의 세번째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되었다.

이전 작품들에 담긴 문제의식을 한층 더 깊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어나가는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처음 작품활동을 시작했을 때 품은 마음이 지금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줌으로써 깊어지는 것과 넓어지는 것이 문학에서는 서로 다른 말이 아니라는 것”(한국일보문학상 심사평)을 감동적으로 증명해낸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 담긴 7편의 중단편은 조곤조곤 이야기를 시작하다가도 어느 순간 이야기의 부피를 키우면서 우리를 뜨거운 열기 한가운데로 이끄는 몰입력과 호소력이 돋보인다. “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 네가 나였다면 그 순간 어떻게 했을 것 같니”(답신, 170)라고 묻는 최은영의 소설은 소설 바깥의 우리를 적극적으로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때로는 직장생활을 하다 다시 대학에 입학한 인물이 충만한 기쁨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느끼는 강의실로(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때로는 동갑내기 인턴과 함께 카풀을 하면서 그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대화를 하게 되는 자동차 안으로(일 년), 때로는 자기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여온 인물의 외로운 옆자리로(이모에게) 우리를 데려가 그들과 함께 한 시절을 겪어내게 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마음이, 당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붙을 수 있다는 것”(, 66)을 일러준다. 그것이 최은영의 이번 소설집에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힘이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힘인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일 것이다.

<독립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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