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②]뭍 잇는 다리… 외면받는 선착장… 섬 천덕꾸러기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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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②]뭍 잇는 다리… 외면받는 선착장… 섬 천덕꾸러기 전락
  • 류용철
  • 승인 2023.10.13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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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 뭍 나들이 교통 요충지 옛 영화서 쇠퇴의 상징 전락
지자체 대교 건설 후 예산 부족 이유 방치 섬 관광 경관 훼손
기항 시설 상존…바다추락 등 안전사고 사망 사건 매년 발생
국회 항‧포구 사고 예방 대책 마련 위한 법률 재개정 추진
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건설되면서 그동안 섬 주민의 주요 생활의 터전이던 항·포구가 사라지고 방치되고 있다. 다리가 건설되기 전에는 섬 주민들은 뭍을 나들 때 오직 선박으로만 가능했다. 그래서 항‧포구는 섬 주민들에게 섬의 관문이자 생활의 중심지인 아주 주요한 장소였다. 많은 섬 주민과 생활필수품, 농수산물의 이동이 항‧포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여객선이 드나들었다. 항‧포구는 주민들의 주요 활동무대이며 섬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로서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항‧포구의 쇠퇴는 섬 변화의 상징이며 섬 주민의 역사적 공간으로 기록될 의미가 있다. 이에 본보는 연륙‧연도교 건설로 인해 쇠퇴하고 있는 항‧포구의 발전적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글 게재 순서>

천사대교 개통 10지워지는 섬

방치되는 항포구 실태

섬 주민 역사 숨 쉬는 항포구

포구 활용책 고심하는 지자체

일본 센토내해 섬의 선택

전문가 좌담회

[목포시민신문] #진도 벽파항은 쇠퇴의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을씨년스럽다. 임진왜란 명랑대첩으로 유명한 진도 울돌목에 1984년 진도대교가 건설되고 옛 영화는 과거가 되면서 항구기능은 쇄락했다. 40년 전까지 제주도를 가던 배가 나들었던 곳으로 번성했다. 이곳에는 예서 대합실 건물만 남아 항구였다는 사실만 증언하고 있다.

20대 벽파항으로 시집왔다는 김팽순(88) 할머니는 지금은 식당과 여관 등의 건물 대부분이 헐리고 한적한 어촌이 됐지만 당시 벽파항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고 추억했다.

#신안 압해도 신장선착장은 20086월 압해대교가 개통되기 전 압해도 주민들이 뱃길로 목포를 나들던 주요 목이였다. 화물과 차량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철부선이 10분이면 목포에 나갈 수 있어 많은 섬 주민들이 이용했던 곳이다. 하지만 압해대교가 개통되고 나서 주민들이 대교를 통해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쇠퇴했다. 옛 여객 대합실이나 주민들의 쉼터 역할하던 상점만 남은 상황이다.

연륙되기 3년 전 남편의 고향인 압해도 신장 선착장 마을로 이사왔다는 주민 A(63)씨는 다리가 놓이기 전 여객선이 오갔고 버스가 선착장까지 와서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현재는 찾는 관광객도 없다고 변화된 압해도항 풍경을 전했다.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개통되면서 뭍으로 나가는 뱃길이 사라지고 섬 교통 중심지 역할을 하던 항 포구가 뾰족한 활용책을 찾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특히 목포로 나가는 여객선의 기항지 역할을 하던 항포구가 섬 주민들의 생활공간에서 멀어진 채 방치되면서 섬 경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하도 응박개선창과 신 선창
목포시 고하도의 선착장은 섬의 동쪽 해안에 위치하며 이충무공 기념 비각을 중심으로 2개가 자리한다. 목포시 쪽에 보다 가까운 선착장이 옛선창이며, 그 반대편은 1980년대 이후에 새로 조성된 선창이다. 이 섬의 토박이들은 옛 선착장을 응박개선창이라고 부른다.

압해도 신장선착장=신안 압해도 신장선착장은 압해대교가 개통되기 전엔 뱃길로 10분이면 목포시 북항에 나갈 수 있어 많은 섬 주민들이 이용했다.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이곳은 신안 섬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해경 파출소 등 관공서와 여객선 터미널, 부두 등 주민 편의 시설물이 밀집해 있었다. 이곳은 압해도 부속 섬인 가란도, 우간도, 고이도, 매화도, 마산도의 주민들까지 1만여명이 넘는 섬 주민들의 관문 역할을 했다. 본섬인 압해도에 연안항인 송공선착장을 비롯해 16개의 선착장이 있었지만 이곳이 목포와 가장 가까워 섬의 주요 관문 역할을 했다. 다리가 놓이면서 이곳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간간히 몇몇 낚시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뿐이다. 하지만 과거 번성할 때 설치된 주민편의시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낡은 여객터미널과 외부 화장실 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철부선을 정박하기 위해 설치했던 경사로 항시설은 관리없이 방치되고 있다.

여객선이 중단된 신안군 임자도 진리항
신안군 임자면 진리에 위치한 진리선착장은 여객선 운항 및 어민선착장으로 임자대교 개통 전까지는 인근 지도읍과 연결되는 농협 여객선이 운항되는 임자도의 중심 항구였다. 하지만 현재 이 여객선의 운항은 중단되고 이 선박은 매각을 위해 항구에 정박돼 있다.

임자도 진리항=임자도 진리항도 20213월 지도읍과 임자도를 연결하는 임자대교가 개통되면서 사정은 압해도 신장선착장과 비슷한 상황이다. 연륙교의 개통으로 지도와 임자도 진리항을 운항하던 여객선은 중단됐고, 농협 소속이었던 이 배는 현재 임자도 진리항에 정박돼 있다. 섬의 특성을 고려해 기관과 주민편의시설이 재배치도 이루어지고 있다. 목포해경 임자파출소는 수요가 많은 전장포항으로 이전했다.

임자도가 고향이라는 B씨는 “1980년대 전까지 목포에서 임자도로 들어오려면 여객선이 인근의 여러 섬들을 들리게 돼 7시간이 걸렸는데, 이제 다리가 개통돼 환자 이송이나 물류 이동 측면에서는 많이 편해졌다하지만 많은 외지 방문객으로 인해 차량 소음과 교통체증, 쓰레기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큰 문제이며 기존 항포구에 대한 발전방안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목포 고하도선착장=목포 고하도선착장은 지난 2001년과 2012년에 각각 개통된 신항교목포대교에 의해 육지화되면서 여객선이 다니는 기항지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 선창은 1980년대 무렵 건설됐으며, 여객선이 이곳에 닿았다. 하지만 지금은 부두시설이 없다면 선창이었다는 사실조차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박한 어선마저 찾기 힘든 항구로 쇠락했다. 목포대교 등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곳에서 하루 5편의 여객선이 운항했다. 이 여객선은 70년대부터 운항됐으며, 당시에는 현재의 목포여객터미널이 아닌 목포 항도파출소 인근의 해안에서 출항했다. 10년여동안 이용자가 없이 선창에 있던 시설물이 낙후된 채 남아있다.

목포시 항만관리관 담당자는 소규모 항포구는 비법정항으로 지자체의 관리 권한이다. 기항지 기능이 상실된 섬의 항포구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정부의 어촌 뉴딜 3000 사업에 선정된 섬은 그런데로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항 포구 개발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고 말했다.

포구 안전사고 위험=방치되는 항포구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인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섬에 들어온 외지 관광객들이 섬의 사정을 잘알지 못하면서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 항포구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법률 재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갑)해운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벽·잔교 등 여객선을 계류하는 접안시설과 관련된 안전관리 규정 마련, 차량 추락 방지를 위한 구조물 및 시설 설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여객 운송 사업자가 차량 선적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를 위반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항·포구에서 차량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62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3월에는 전남 완도군 당목항에서 여객선에 실리던 자동차가 해상으로 떨어져 3명이 숨지는 등 올해 3월까지 5건의 사고에 5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구조가 쉽지 않아 육상 사고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

이 기간 동안 차량이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 사례가 20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850(15명 사망) 201953(17) 202039(12) 202141(8) 202223(10) 등으로 나타났다.

발생장소 유형으로 보면 항·포구가 11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해안가 45, 방파제 28, 갯벌 11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청별로 살펴보면 서해청 관할 바다에서 5년 간 82건이 발생해 전남에서 가장 많았고, 남해청 71, 중부청 31, 동해청 11, 제주청 11건 등의 순이었다.

홍기원 의원은 이번 완도 당목항 사고에서 나타났듯이 여객선에 차를 싣는 과정에서 안전관리 매뉴얼이나 안전시설 설치 규정이 없어 추락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안전사각지대에 놓인 선착장의 위험 요소들을 면밀히 살펴 입법보완 등 체계적인 안전관리책을 마련해 국민의 안전한 삶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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