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김기중 상임대표]교육혁명으로 기후정의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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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김기중 상임대표]교육혁명으로 기후정의 실현하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0.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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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무상화평준화전남운동본부 상임대표 김기중

[목포시민신문] 기후위기 극복의 근본 해법은 기후정의 실현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세계 곳곳에서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약 6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기후를 파괴하고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기 위해 행진, 집회, 파업 등을 벌였다. 이에 발맞추어 서울 도심에서도 ‘9.23 기후정의 행진을 벌였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혁명으로 기후정의를 실현하자는 구호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교육개혁이라면 모를까, ‘교육혁명은 여전히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용어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음 사전에 보면 혁명(革命)’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째, ‘기존의 사회 체제를 변혁하기 위하여 이제까지 국가권력을 장악하였던 계층을 대신하여 그 권력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탈취하는 권력 교체의 형식이고, 둘째는 종래의 관습, 제도 등을 단번에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움이 그것이다. 다분히 이념과 정치적 성격이 짙은 첫 번째 해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두 번째 해석에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까닭은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배태된 유교 전통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의미상 어느 쪽에 방점을 찍건 간에 교육혁명은 이 시대 절실한 화두로 대두되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 제반 문제가 그릇된 교육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한국 교육이야말로 성장주의와 출세 지향, 입시경쟁에 찌든 반생태적 교육이다. 입시경쟁은 불평등한 사회 시스템을 재생할 뿐만 아니라 생태를 포함한 모든 공동체적 가치를 허구화하며 오직 성장과 물질적 욕망, 출세에 매진하도록 만든다. 한국 교육은 이미 불평등, 입시경쟁으로 병들대로 병들어 왔다. 서이초로 대변되는 작금의 교권유린 사태는 욕망으로 점철된 교육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입시 경쟁 시스템에서는 지속가능한 세계를 건설해 나갈 수 있는 변혁적 주체가 결코 형성될 수 없다. 그러므로 교육혁명을 통하여 생태 전환 교육으로 거듭나고 이를 바탕으로 기후정의 실현,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혁명의 주요 내용과 방식은 무엇인가? 먼저, 대학서열화를 해소하고 지방대학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쪽으로 정책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대학공공성을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글로컬 대학 육성 사업을 통해 일부 대학에 재정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개를 선정하는 글로컬 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대다수의 대학들은 퇴출의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그 대학 구성원은 물론 그 지역 또한 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학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영형 대학 등으로 전환하여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다음으로 입시경쟁을 해소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쪽으로 대입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그 핵심 과제가 바로 수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일이다. 현재 수능시험에서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지만 국어, 수학, 탐구 2개 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로 시행되고 있다. 수능시험에서 전 과목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경감시키고 5지 선다형 시험의 한계를 넘어 논리적 사고를 발달시킬 수 있는 서술형 문제의 도입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대입제도공론화위원회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수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권고한 바 있다. 이제 고교학점제로 알려진 2022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2025년에 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부터 적용될 입시제도를 개편하는 지금이 바로 전 과목 수능 절대평가 실현의 적기이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영국의 A레벨시험은 5등급 절대평가이고, 독일의 아비투어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합격과 불합격의 2등급 절대평가인데도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함으로써 학교에서 창의적 협력학습이 가능한 상황을 조성하는 한편, 수능시험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으로 입시 사교육을 경감시키고 대학서열을 완화시켜야 한다.

우리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는 이와 같은 교육혁명 실현을 위해 이달 1028() 서울 도심에서 또 하나의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교육주체와 시민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2023교육혁명행진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 행진을 통하여 2023 대학체제와 대입제도개편 방향은 대학공공성 강화-대학서열 해소-대학 균형 발전이어야 하고,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체제 전환-대입자격고사 도입-입시경쟁교육 해소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이를 내년 총선 의제로 전면화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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