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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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6.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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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내셔널리즘’ 극복을 위한 초대장

 
[목포 시민신문] 한일관계는 긴장과 안정이 반복되는 굴절된 역사였다. 그 속에서도 민간교류는 복합적 중층적 레벨에서 확대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발전의 기저에는 다방면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수고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존재한다. 와다 하루키 교수도 한일 간의 학문적 교류에 힘써 왔으며, 이 책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동북아시아에 있어서 최대 현안의 하나인 영토문제가 이 지역에 분쟁을 심화시키는 도화선이 되어서는 안 되며, 지금까지 구축해 온 교류의 역사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노학자의 호소가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의 부제가 ‘대립에서 대화로’인 이유이다. 동북아시아의 영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주장은 대략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 일본이 안고 있는 3개의 영토문제(독도, 센카쿠제도, 북방 4도)의 해결은 외교 교섭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하며, 상호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는 영토에 관한 각국과의 관계문서를 다시 한 번 정밀하게 조사하여 ‘고유 영토’라는 주장만을 고집하는 일본의 논리에 모순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셋째는 상대국의 주장에도 겸허하게 귀 기울인다. 이러한 3가지 의도하에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영토문제는 러시아사 전공자답게 북방 4도 문제이다. 역사적 경위, 개별적인 일소교섭의 내용,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외교문서의 확인 작업을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독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아쉽지만 북방 4도 문제에 비해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제8장에서 센카쿠제도 문제와 같이 다루고 있을 뿐이다. 다만, 말하고자 하는 주장은 명확하다. 독도 문제도 센카쿠제도, 북방 4도 문제와 함께 동북아시아 영토문제로 인정하고 이를 비교 검토하여 하나의 원칙으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원칙이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상호 존중하며, 대화와 교섭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주장이나 논리가 상대방에게 설득력을 가져야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논리에 근거하여 와다 교수는 일본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의 지배는 ‘불법 점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 행동이며,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에 대한 주권 주장을 일본이 단념하는 것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 이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제안한다.

그래야 한국인을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한국은 “한일 양국민의 이해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독도 주변해역의 어업에 시마네현 어민이 참가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독도가 한국령이지만 이 바위섬을 경제수역의 기점으로 하지 않음을 합의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일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독도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제안한다.
 
이 책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영토문제와 관련하여 자국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논하는 각국의 담론들과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영토 내셔널리즘’을 조장하는 담론에 의존한다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영토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대립이 격화될 뿐이다. 그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적 교섭을 통해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서평자 /이상훈(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학부 교수, 오사카대학교 정치학 박사, 오사카대학교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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