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컬럼-문보현 소장] 가짜 뉴스 엄단, 인터넷 언론도 손 좀 봐줘야겠다는 발상은 “개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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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컬럼-문보현 소장] 가짜 뉴스 엄단, 인터넷 언론도 손 좀 봐줘야겠다는 발상은 “개소리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0.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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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현
목포시민신문 독자위원 / 목포민주시민연구소장

[목포시민신문] 아니면 말고, 맞으면 거봐 내가 이야기했잖아, 사실이라고, 이게 언론인가? IT산업의 발달이 늘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성장하거나 더 음습해지는 영역이 있다. 지난 4월에 국민통합위원회는 가짜뉴스”, 극단적인 정치 팬덤방지 정책 대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영국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옥스퍼드대 부설)20224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44%(평균 30%)로 유튜브를 하나의 언론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 MBC, KBS, SBS에서 내보내는 뉴스보다는 유튜브를 찾는다는 말이다. 유튜브는 공간과 장소의 제한이 없어, 어디서건 내보낼 수 있으니, 왜 지상파 뉴스를 신뢰하지 못할까는 생각은 누구도 안 하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

참으로 이현령비현령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1년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98.1%가 유튜버의 가짜뉴스 전파를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답했단다. 사실 왜곡은 물론이고, 특정 정치 유튜버의 가짜뉴스는 우리 사회의 분열을 조장해 보수와 진보 극단적 지지층의 정치팬덤을 부추기기도 한다는 것이고, 이를 제재할 근거가 없어 손 놓고 보고만 있어야 하겠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인터넷 언론 보도를 심의하겠다고 나섰다. 그 의도가 뭘까? 우리 헌법은 21조에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정하기 위해 언론중재법을 두고 있다. 딱 여기까지만, 선을 더는 넘어서는 안 된다. 국민권익위, 방통위, 방심위가 목소리를 한데 모아, 온라인콘텐츠까지 심의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건 허가요. 검열이다. 입맛에 맞는 보도는 언론자유, 아니면 기레기 떼가 버리는 쓰레기? 시대는 앞으로 나아가는데, 언론정책은 후퇴, 퇴행으로 가겠다니,

민주주의 사회의 언론은 자유로운 다양한 목소리

갑론을박, ()이 주인(主人)이다 보니, 생각의 충돌도, 이념과 가치관의 대립도 당연하다. 사람 사는 곳에 늘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다. 골목을 넓히려 해도 우리 쪽으로 좀 더 내주라고 목청을 높이다 안 되면,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비난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서로 편을 나누고 권력을 드러내며 집단 히스테리를 키운다. 이 조그만 동네에서 커지면 지역판이 되고, 국가판이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이런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런 게 귀찮다고 법을 무기 삼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면, 모두가 침묵의 늪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한목소리를 내는 게 민주주의다, 집단사고를 하고, 좌향좌, 우향우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따라 움직이는 게 건전한 민주사회다. 나라 재정이 힘들면 금가락지, 금이빨 빼서 십시일반 나라 살림에 보태야 민주주의라는 말에 아니야전체주의라고 읽어야 맞는다고 비판하면 가짜뉴스. 자질이 떨어지는 인터넷 언론 기자들이 자기 주가를 올리고, 원고료를 더 받기 위해 선정적이고 공격적인 글쓰기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니, 엄하게 벌하겠다.

이런 기가 막힌 말을 개소리라 한다. 제임스 볼은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에서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이 먹힌다고,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말이 아닌 개소리를 믿고 싶은 당신의 마음이라고 잘라 말한다.

19세기 문학자 오노레 드 발자크의 <기자 생리학>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 대목. “언론은 여자와 같다. 거짓말을 내놓으면서 그걸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들 때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며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더욱이 이 투쟁에서 그녀는 항상 최고의 실력을 펼친다. 구독자, 그러니까 대중은 부인한테 꼼짝 못 하는 남편처럼 멍청하다

발자크 말은 현대에서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 됐다. 가짜뉴스건 정치적 선동이든 탈진실이건 정도를 넘어서면 대중이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동원해서 탈진실의 반대편을 본다. 언론의 자유는 늘 시빗거리지만, 이런 자유가 보장이 안 되며, 전체주의 독재로 갈 수밖에 없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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