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김대중 정신 언급하며 공생원 찾은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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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김대중 정신 언급하며 공생원 찾은 윤석열 대통령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1.0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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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1019, 목포에서 열린 ‘104회 전국체전’ 7일간의 대장정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대통령 방문으로 이어진 여러 에피소드들이 꽤 있었다. 예를 들면 전남도의원들이 개회 행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먼저 자리를 떠난 일. 대통령이 기념사를 할 때 자리를 지킨 도의원은 소수였다는 등의 비판도 더러 있었고,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 등의 의견도 함께 나오기도 했다.

이런 지적과는 별개로 이번 목포에서 대통령의 일정 중 조금 더 봐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대통령의 목포 공생원 설립 95주년 기념식행사장 방문이다.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생원의 활동 목표를 보고 목포에서 성장하신 김대중 대통령께서, 또 공생원을 일본에서도 잘 알고 계시는 오부치 총리가 있었기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바로 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대통령도 직접 지칭한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인 공생원, 목포 공생원은 어떤 곳인가? 그 유구한 기록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윤치호 윤학자 두 분의 헌신과 오부치 총리가 매화나무 묘목을 목포로 보낸 일화 등 하나하나 가슴 따뜻한 인연과 감동의 연속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저런 말과는 전혀 다른 행동들로 이어지는 인지부조화를, 우리는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공생원에서까지 김대중-오부치를 언급하며 ‘21세기 새로운 한일파트너십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강제징용 피해배상의 제3자 변제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그저 필요한 알맹이만 가져다 쓰는 행태의 반복으로만 본다면 과연 무리일까?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에 착수할 때부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매번 이 선언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 선언의 핵심은 식민지배에 관한 배상문제는 다루지 않았지만,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을 통해 일본이 잘못했음을 분명히 표시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통령은 이런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 배상은 물론이고 사과 한마디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배상은 차치하더라도 반성과 사과도 없이 식민지배 문제를 봉합하는 것은 김대중-오부치가 아니다. 오히려 1965년 한일협정(한일기본조약+부속협정)을 체결했던 박정희의 방식에 더 가깝다. 김대중 정신에 입각해 한일관계를 처리하는 것처럼 필요할 때마다 소환해놓고, 실상은 박정희 정신으로 한일관계를 봉합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인지부조화를 목도해야 하나. 목포 공생원에까지 찾아가 저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인지부조화에 묘한 쓴웃음이 지어진다.

2019년 윤학자 공생재단 회장 윤기 회장의 인터뷰를 짤막히 옮겨본다.

"제 가슴은 찢어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서로 사랑하며 '같이 살자''공생'(共生)의 정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어려운 때 아무 역할도 못하고 있어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기시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는 어머니에게 '한일간의 파도가 높아지면 현해탄 한 가운데서 파도를 잠재울 사람은 당신'이라 하였습니다. 일본의 정치인이 사회사업을 하는 어머니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국가 간의 큰일도 결국 인간애, 즉 사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이해와 화해가 필요합니다. 화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겁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진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서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겁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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