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⑥]‘섬 아닌 섬’ 고립성 기반한 고유성 잃으면 섬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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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⑥]‘섬 아닌 섬’ 고립성 기반한 고유성 잃으면 섬이 사라진다
  • 류용철
  • 승인 2023.11.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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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들 사랑방 역할 해온 항구 섬 역사 문화관 활용책 필요
연륙 연도 후 개발 자본 닥치면서 주민 소외된 채 갈등만 커져
섬 주민과 무관한 관광 자원화사업 추진 섬 고유성 상실 우려
대교 건설 후 항구도시와 섬 발전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 구성도
버려지는 항포구 활용책 찾기-/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건설되면서 그동안 섬 주민의 주요 생활의 터전이던 항·포구가 사라지고 방치되고 있다. 다리가 건설되기 전에는 섬 주민들은 뭍을 나들 때 오직 선박으로만 가능했다. 그래서 항‧포구는 섬 주민들에게 섬의 관문이자 생활의 중심지인 아주 주요한 장소였다. 많은 섬 주민과 생활필수품, 농수산물의 이동이 항‧포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여객선이 드나들었다. 항‧포구는 주민들의 주요 활동무대이며 섬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로서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항‧포구의 쇠퇴는 섬 변화의 상징이며 섬 주민의 역사적 공간으로 기록될 의미가 있다. 이에 본보는 연륙‧연도교 건설로 인해 쇠퇴하고 있는 항‧포구의 발전적 대안을 찾아 본다. 기획 보도의 마지막 순서로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를 만났다. <편집자주>

<글 게재 순서>

천사대교 개통 10지워지는 섬

방치되는 항포구 실태

섬 주민 역사 숨쉬는 항포구

포구 활용책 고심하는 지자체

일본 센토내해 섬의 선택

전문가 좌담회

[목포시민신문] 신안 다도해의 연륙연도교로 인한 섬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원연구원 홍선기 교수를 만났다. 홍 교수는 대한민국 유 무인도 생태계, 도시, 어촌을 생태학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섬 지역 생물문화다양성을 연구도 하고 있다. 그는 고립성은 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자 섬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문화적 가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대교가 놓이면서 섬들이 섬 아닌 섬(Islandness)’으로 변화가 섬 주민들의 생활양식에 어떤 변화로 다가올 것인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홍 교수는 세계지리학회 섬 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섬 생태 환경 전문가이다. 그는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계획학 이학박사를 취득했으며 세계생태학회(INTECOL)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세계지리학회(IGU) 섬 위원회 이사, SCOPUS 국제학술지 ‘Journal df Marine & Island Cultures’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섬 생태계’, ‘도서연안의 생물문화다양성과 생태가치’, ‘트로피컬 아일랜드니스등이 있다. 다음은 홍 교수와 인터뷰 내용이다.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

- 연륙 연도교로 사라지는 섬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섬의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

섬의 정체성은 고립성에서 시작한다. 지리적, 심리적, 문화적 고립성은 섬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만들고 섬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최근 대교 건설로 섬들이 섬 아닌 섬이 생기고 있다. 아일랜드리스(Islandless)이다. 고립성의 정체성을 가진 섬들이 연륙 연도교로 지리적 접근성에서 육지가 됐지만, 아직도 섬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대교가 건설되고 있는 신안 섬들이 고립성이 약해지고 있다. 이것은 섬의 갖는 가치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지만, 옛날부터 쌓여왔던 정체성이 하나씩 사라지는 효과를 보인다. 외지인들의 섬 방문이 늘어나면서 자치단체는 섬의 개발을 통한 가치를 향상하는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에서 섬 관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것은 섬의 고립성을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람들이 갖는 섬에 대한 이미지는 고립성에 따른 동경의 대상이다.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이 대부분이 호응을 받고 있다. 고립성을 유지하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 다도해 섬은 천사의 대교 개통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 타고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대교 건설로 물리적 거리감이 가까워지면서 외지인들의 방문이 늘었다. 지도와 사옥도 증도를 잇는 대교가 건설되면서 나타난 현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교 개통 후 3년간 많은 변화가 증도에 몰아쳤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조용했던 섬마을이 소란스러워졌다. 기웃거리는 관광객들로 주민들의 자유로운 생활은 불가해졌다.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식수 부족을 겪었다. ·폐수 증가로 처리용량이 넘쳐 증설하는 불편도 있었다.

대교 건설 후 개발 자본이 밀려오면서 주민들은 소외됐다. 주민을 위한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개발을 둘러싸고 주민 간 찬반으로 갈리기 일쑤이고 서로 감정이 남아 주민들은 예전처럼 지내지 못했다. 입도 인구 증가로 문화적 충격도 커졌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 전에 섬 주민들은 상실감을 느꼈다.

- 대교 건설로 인해 뱃길이 사라지면서 과거 섬의 주요 교통요충지였던 항 포구의 기능이 상실하고 고 있다. 과거 항포구는 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섬 주민들에게 어떤 곳이었나?

항 포구는 섬 주민들의 소통 장소였다. 뭍 나들잇길은 이웃 동네 주민의 소식을 나누는 사랑방 길이었다. 물물을 나누고 소식을 나누면서 섬 주민들은 일체감을 확인했다. 섬 주민 간 연대감을 더욱 견고히 하는 역할을 했다. 여객항 기능이 두드러진 다도해 섬의 항 포구는 주민의 생활 공간과 거리상 떨어져 있다. 포구를 중심으로 생활하기보다는 주민들은 생활 공간과 포구의 기능을 불리해 살았다. 일본 섬의 포구는 주민들의 생활 공간과 포구가 한 곳에서 이루어졌지만 이곳 다도해 섬들은 대부분 포구와 생활 공간을 분리해서 생각했다. 여객선이 다니는 교통요충지 정도로 생각했다. 이것은 섬 주민들의 역사적 배경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다도해 섬에는 침입자가 배를 정박하기 좋은 포구에서 멀리 살아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항 포구가 방치면서 섬의 경관을 훼손하는 경우와 차량 추락사고 등으로 인명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옛 항포구의 개발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리가 건설되면서 여객기능이 상실하면서 항 포구가 쇠퇴하는 것은 자연적인 사실이다. 기능이 상실된 포구를 예산이 적은 자치단체가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치되는 항·포구에 대한 관리를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구는 섬 주민들의 역사의 장소이다. 섬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역사의 장소이다. 섬 문화의 집결체이기도 하다. 주민들의 추억과 문화, 역사를 담을 수 있는 섬 기념관 등은 필요하다. 일본 도모노오라의 에도시대 경관보존지구 개발은 우리에 많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지 관광객을 맞이할 물리적 장소를 선정하는 것은 섬 관광의 주요 과제이다. 자동차로 잠시 들렸다가 둘러보고 스쳐 지나가는 관광은 섬 주민의 소득과 무관해 보인다. 실제 섬 관광 자원화 사업이 섬 주민과 동떨어져 추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속적인 섬 관광 자원화될 수 있도록 거주자 중심의 섬 관광 자원화 사업이 고안되고 추진돼야 한다. 섬 특성화를 살린 접근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 히로시마현 오노미치U2내 자전거 동호인을 위한 자전거 매장.

- 한국 섬 진흥원에서 최근 한 일 섬 정책에 대한 비교하는 세미나가 있었다. 일본이 섬 정책 등은 한국보다 선진적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의 선진적 섬 정책을 소개한다면 무엇이 있나?

일본 이도(離島) 센터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일본의 섬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1953년 이도 진흥법을 제정, 섬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대교 건설은 섬의 인구 감소를 줄일 수는 없었다. 최근 섬을 동경하는 도시인들의 섬 귀화가 늘고 있다. 효과일 수 있지만 대도시의 팽창과 성장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 이도 센터는 섬 주민들의 협의체로 섬의 현실감 있는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데 효율성을 가미하고 있다.

최근 시마() 계간지(季刊紙)는 섬 주민들의 생활상을 섬 주민의 목소리로 기록하는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한국섬진흥원 등에서 이런 일을 서둘러야 한다. 섬 아닌 섬 현상으로 섬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필요한 업무이다. 연구자들의 이를 기초로 정책을 구안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교 건설 등으로 섬 인구 감소는 필연적으로 오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섬 재생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섬 활성화 정책에 대한 의견은

대교 건설은 섬의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연륙 연도교 건설은 섬이 육지 내 도시의 성장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섬은 섬 정체성이 바탕이 된 개발로 인식돼야 한다. 일본의 세토내해 연륙 된 섬들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섬사람들의 이주가 늘고 섬을 동경하는 도시인들의 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섬의 고유한 문화가 이질적 문화와 섞이면서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압해도와 암태도가 천사대교로 연결된 이후 연륙이 된 자은도에 도시 젊은 층의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이 섬에 들어와 생업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숙박업과 카페를 개업해 영위하고 있다. 섬 주민들의 문화적 생태계와 동떨어진 종사형태를 보인다. 어떤 형태로 발전해 갈지 아직 지켜볼 일이지만 일단 섬의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섬의 고유적 특성에 대한 기록하는 일은 섬 진흥원이 지속해서 해야 한다.

세토내해 도서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한 선박을 운항하는 일본 히로시마현 오노미치항.

- 일본 세토대교의 시발점인 히로시마 오노미치시가 자전거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목포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마을 가꾸기, 지역 활성화, 도시재생 등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모델에 좀 더 선진적인 곳이라면 아무래도 일본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70~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의 모델은 일본이기도 했고, 과거 일본의 고도성장 폐단을 극복하고,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재생하고자 노력하는 시민 정신은 돈만으로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해결할 수 없다는 중요한 가치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반면교사이다.

일본 항구도시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尾道市)는 생김새가 마치 목포와 비슷하게도 항구 배후에는 유달산 같은 산이 있고, 산을 오르는 길목마다 오래된 사찰이 있다. 고대 일본의 명승인 공해(空海) 스님이 다녀간 기념으로 후대에 걸쳐 88개소의 사찰을 세웠다고 하는데, 현대에도 그만큼의 크고 작은 사찰이 오노미치시에 존재한다. 오노미치 U2는 섬 자전거 라이딩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교건설 후 섬과 항구도시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자전거 주행을 위해 기존 항로는 자전거 동호인들의 이동로가 되고 있다. 목포와 신안 다도해가 생각해 볼 문제이다.

- 섬 환경 학자로서 다도해 섬들이 나아가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학자로서 큰 숙제이다. 그 변화를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연륙 연도교 건설은 섬에 지리적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우리게 어떤 영향을 주면 변화할 것인지는 아직 누구도 답을 낼 수 없다. 다만 대교 건설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통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대학교양 섬 교육 섬 생태환경의 이해을 통한 청년들의 섬 인식 개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섬 산업의 소개, 기후위기 대응 등 글로컬 이슈를 다룰 필요가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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