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정성우 감독]극장은 무너져도 시민은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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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정성우 감독]극장은 무너져도 시민은 무너지지 않는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1.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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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마MM 정성우 대표

[목포시민신문] 결국 원주아카데미 극장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키고자 노력했지만 원주시장은 용역까지 동원하여 철거를 강행하였다.

강제철거를 비롯하여 석면무단철거로 산업안전보건법까지 무시하고 강행한 불법적인 철거인셈이다.

특히 문화재청이 원주시에 아카데미극장의 등록문화재 신청을 두차례 권고했지만 원주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외 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지난 411일 원강수 원주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아카데미극장 활용방안을 이같이 발표하고 아무런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철거를 강행하였다. 과정을 보자면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20222월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 부지 매입을 완료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23년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돼 국비 15억원, 도비 45천만원을 확보한 상태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새로 당선된 민선 8기는 전임 시장이 추진해온 사업중 아카데미극장 복원 중단을 이야기 하며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시민과, 상인회, 전문가 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활용 방안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8개월 후, 시는 극장 철거를 발표한 것이다. 문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의 절차가 무시된채 아카데미 극장을 지키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갔던 사람들과 시민들의 논의는 철저하게 배제된 채 진행됐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카데미 극장을 지키기 위한 연대의 마음을 보내었지만, 극장안에서 극장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거대한 장비를 동원하여 너무나 폭력적으로 극장을 무너뜨린 것이다.

극장은 모든 추억들을 무너진 건물 잔해와 함께 하나 둘 그렇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제 원주아카데미 극장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쉽게 너무나 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더 허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아직도 폭력의 시대에 살고 있는가?

건물위 위태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항 할 힘조차/남아 있지 않다

그저 간절함만이/ 저 건물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지 않는가

무엇이/ 저들을 저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게 만들었단 말인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잊혀지는 것들에 대한

간절함이/ 저 폭력의 시간들은/기다려 주지 않았다

저 폭력의 시대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맘을 졸이며 분노를 삭히며/ 저 폭력의 시간을/ 저 폭력의 시대를/ 바라보고만 있다/그래서 한없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원주아카데미 극장 철거와 지키려는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하는 모습을 보며….정성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이 영화인들이 원주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잘못된 결정을 한 원주시장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60년 이상의 역사를 단지 4년짜리 시장 한명이 그 운명을 바꿔 버린 것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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