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교수]통합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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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교수]통합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인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1.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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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홍선기 교수

[목포시민신문] 최근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에 통합하겠다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나오면서 국내 정치지형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권이 내년도 총선 승리를 위해 내세운 공약이라는 말도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서부권 교통 편리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포시 주민들의 목소리이다. 행정적인 통합이 화학적, 생태적으로 이어질지는 실제 주민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부족이 서로 모여 살면서 마을이 되고, 성장하여 도시가 되었고, 또 국가가 생겼던 인류사를 돌이켜 보면, 사람 사는 지역의 통합으로 세력의 덩어리를 키워나가는 것은 인류의 생물학적 본능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도시가 확장되고 교통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대도시로 중소 도시 인구가 이동하고, 소멸 지역이 증가하면서 소도시의 애환이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에 흔히 있었던 도농지역의 행정적 통합을 넘어 최근에는 도시와 도시의 통합인 메가시티를 구상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부울경(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메가시티가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충청권 메가시티(대전광역시, 세종특별시, 충청남북도)도 부상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메가시티(Megacity)행정적으로 구분돼 있으나 생활, 경제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000만 명을 넘는 도시를 가리키며, 여기에는 각 도시의 생활권의 인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메가시티 외에 메트로폴리스, 대도시권, 메갈로폴리스 등 다양한 용어가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세계최대의 메카시티는 도쿄, 상하이, 자카르타이며,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여 3,000만 명이 한 생활권에 있다. 대한민국 서울은 이미 주변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2,800만 명이 생활하는 메가시티에 포함된다. 따라서 사실 김포시가 포함되어 메카시티가 된다는 것은 의미 없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라남도 지역은 광주, 목포, 여수, 순천과 인근 군 지역까지 다 합해도 1,000만 명이 안 되니 메가시티를 구성할 수 없다. 과연 메가시티는 시대적 대세인가. 메가시티가 되어야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인가. 메가시티와 살기 좋은 도시는 척도나 평가가 다르지만, 왠지 소도시 주민들에게는 경이로운 사건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머서(Mercer)에서 매년 삶의 질 보고서를 출판한다. 여기서 선정된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는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취리히, 캐나다 밴쿠버 등이 상위에서 거론된다. 이 리스트는 서구인들의 시각에서 본 평가라고 생각되지만, 기본적으로 여기 리스트에 열거된 도시들 대부분 중소 도시이다. 머서(Mercer)의 살기 좋은 도시 지수는 안정성, 의료, 문화·환경, 교육, 인프라 5가지 분야를 평가해 산출된다고 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근무지별 직원 수당을 책정할 때 참고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이 없는 도시는 당연히 포함이 안 된다. 한편 Roger Caves2013년에 출판한Encyclopedia of the City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란, 생활 조건의 척도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 도시 목록이다.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 적절한 음식과 쉼터의 제공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공동체 의식을 창출하고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기술, 자율성 및 정체성을 개발하기 위한 친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도시의 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인류는 살기 좋은 곳을 찾으며 지구를 돌아다녔고 지금도 그 이동은 지속하고 있다.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 시작한 인류의 뿌리는 유럽, 유라시아, 아시아, 태평양, 북미, 중미, 남미를 거치며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창출해왔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거치며 기후가 바뀌고, 자원이 부족해지면 이동을 하고, 국가의 경계가 생기기 전까지 새로운 곳에 이주, 정주하며 살아왔다. 도시통합에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한다. 김포와 서울은 생활인구의 이동과 정주처럼 사회 경제적 필요성이 큰 명분이 될 것이다. 여러 도시들의 통합을 보면서 오랫동안 묵혀오고 있는 목포와 신안, 무안의 통합이 떠오른다. 여기 통합에는 과연 어떤 명분과 실리가 있을까.

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목포와 신안의 통합을 도도상생(都島相生)이라는 말을 써서 표현했다. 우리 지역의 사회, 생태, 경제적 기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표현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관점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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