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포시 고향세 모금 배보다 배꼽이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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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목포시 고향세 모금 배보다 배꼽이 크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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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지역 소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목포시를 비롯한 전남의 지자체들이 지역을 살릴 재원 마련을 위해 올 초부터 목표액을 설정하고 고향 사랑 기부금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고향 사랑 기부검법(일명 고향 세법)’가 제정됐기 때문이다. 개인이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지자체는 이를 주민 복리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제 혜택과 함께 기부액의 일정액을 지역농특산품 등으로 제공한다.

재정 자립도가 겨우 10%대에 머무는 도내 지자체들은 부족한 지방 재정을 보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향우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부자들에게 지역 농수축산물을 답례품으로 주면서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는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각 지자체들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활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예측했다. 2008년 고향세를 도입한 일본이 지난 201948000억 원을 모금해 지방 활성화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보고돼 각 지자체는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목포시는 올해 5억 원의 목표액을 설정하고 모금 활동을 전개했지만 올 9월까지 25천여만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목포시는 기부금 모금을 위해 서울사무소까지 차려놓고 향우들을 집중적으로 유인할 계획이었다. 이 기간에 목포시가 사용한 예산은 서울사무실 설치와 직원 활동비로 6600만 원과 답례품 제공비를 비롯해 운영비, 홍보비 등으로 1억 원 등 총 166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목포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고향 사랑 기부금 모금에 목포시가 사용한 예산이 모금액에 육박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시가 기부금 모금을 위해 서울사무소 설치와 공무원을 파견한 것 또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행안부가 모금 과열을 예방하기 공무원의 모금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목포시가 다급한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고향 사랑 기부금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중장기적 계획이 아쉬운 부분이다. 당장 모금액 수를 설정하고 목표액을 채우겠다는 계획보다 목포 출신 향우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6월 최근 이중근(82) 부영그룹 회장의 남다른 고향 사랑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이 사비로 고향 마을 사람과 초··고등학교 동창들에게 적게는 26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여 원씩 현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기부한 금액이 무려 약 1400억 원에 달했다. 이 회장의 이런 선행은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 도와주신 고향 분들을 잊지 못해서라고 한다.

이 회장의 고향 사랑이 고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고향이란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온 곳 또는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다. 객지 생활이 어려울수록 고향이 더 그립다. 그리고 객지에서의 삶이 고독하고, 외로울수록 다정했던 고향 사람의 정()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고향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교차하는 감정에 휩싸인다. 이 회장의 통 큰 고향 사랑은 점차 사라지는 고향의 마지막 한 가닥 끈이라도 남아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고향 사랑 기부금제도의 도입은 기부금 모금을 통해 열악한 지방 재정 개선도 있지만, 타향에서 사는 향우들의 고향 사랑을 통해 지역의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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