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대표]청룡의 해, 목포만의 랜드마크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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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대표]청룡의 해, 목포만의 랜드마크를 만들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12.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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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마을로협동조합 공공디자인연구소 대표 정은채

[목포시민신문] 2024년 새로운 갑진(甲辰)청룡의 해로 목포의 변화를 기대함에 있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 평범한 아이디어가 세계를 놀랠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기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바로 한강의 기적, 서울 한강 이야기이다. 아름다워진 한강으로 인공섬인 세빛섬 주변에는 사람들이 특히 많았다. 서울시에서는 한강 노을을 더 자유롭게 즐기라는 뜻으로 세빛섬 옥상까지 개방시켰다고 한다. 이 세빛섬은 정작 우리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서울 최고의 관광지로 꼽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수상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한다. 이 멋진 인공섬은 어떤 계기로 탄생하게 되었을까? 엉뚱하게 세빛섬의 뿌리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그라츠라는 도시에 있었다고 한다. 이 도시에 살고 있는 한 예술기획자는 다른 도시에 비해 그라츠가 뭔가가 답답하다고 느꼈고 그러다 마침내 그 이유를 찾아냈다. 마치 한강처럼 도시를 가르고 흐르는 무어강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강 한쪽에서는 부자들이 살고, 반대편에는 서민들이 살면서 정확히 둘로 나눠진 것이었다. 즉 부자는 부자끼리 서민은 서민끼리 마치 넘어가면 안 되는 것처럼 선이 그어진 것이었다.

어느 날 그 예술기획자는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라츠 시에 제안을 했다. 그 아이디어는 무어강에 시민을 화합하게 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놀랍게도 그라츠 시 당국은 그의 제안을 100% 수용해서 약 100억 정도 예산을 편성하였다. 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로버트 펑킨호퍼(Robert Punkenhofer)라는 예술 기획자였다. 이 사업을 지휘하게 된 펑킨호퍼는 제일 먼저 비토 아콘치(Vito acconci)라는 작가를 찾아서 무어강의 랜드마크 그 기본 설계를 의뢰한다. 펑킨호퍼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보통 누구나 그러듯이 건축가를 찾지 않고 전위 미술을 하는 작가를 찾은 것이다. 그 이유는 펑키호퍼가 오직 창의적이고 특별한 랜드마크를 원했기 때문이다. 비토 아콘치에게 받은 설계로 그라츠 지역을 화합시키고자 하는 랜드마크 무어인젤이라는 인공섬 이었다. 두 사람이 다정히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한 다리이면서 공연장이었다. 맨 위는 공연장 아래층에는 카페 그 사이에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약 3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된 설계였다. 서울 세빛섬과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이 무어인젤은 도시에 세 가지 영향을 주었다. 첫째 주민들이 친밀해지고 많은 갈등 요소가 사라졌다. 부자도 서민도 여기 인공섬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친해진 것이다. 둘째 답답했던 도시가 새로운 볼거리로 젊고 풍요롭게 되었다. 세 번째는 그라츠가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것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도시가 활기를 띠고 지금 우리까지도 알게 된 도시 재생의 살아 있는 모델이 된 것이다.

다시 서울의 한강 세빛섬 이야기로 돌아가자. 무어인젤이 준공한지 3년이 지난 2006천만상상 오아시스라는 서울 시민게시판에 한강에 떠다니는 섬을 만들자는 글이 처음 등장한다. 올린 사람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던 김은성씨였다. 그리고 이 떠다니는 섬이 이슈가 되면서 20082월 오세훈 시장이 그라츠를 찾게 되고 인공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011년 어렵게 완공했지만 그 후 3년간 한강의 흉물로 방치된다. 가장 웃기는 말은 세금을 낭비했다고 세빛둥둥섬을 세금둥둥섬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결국 효성에서 20년간 그냥 사용하고 그 후 10년간은 돈을 내고 사용하다가 서울시에 기부채납 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201410월 다시 개방하고 이듬해 2015년 영화 어벤져스2를 세빛섬에서 촬영하면서 이 섬이 세계무대에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핵심은 평범한 사람의 스쳐가는 아이디어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처음 인공섬을 제안했던 로버트 펑킨호퍼나 한강의 자전거족 김은성씨가 그 역사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작은 아이디어를 무시하지 않고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실현시켜 버리는 그라츠나 서울시가 그 역사의 주인공인 것이다.

이제는 항구도시 목포가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필요하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2024년 새로운 해는 항구도시 목포가 지역소멸로 들어설 것인지 아니면 성공한 문화 관광도시로 들어설 것인지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지방화시대 성공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혁신적인 사람들과 함께 항구도시 목포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수많은 자원과 특화된 역사 문화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특화된 예술기획으로, 향기 없는 꽃을 찾아가는 나비가 없듯이 향기 없는 사람을 찾는 사람도 없다. 목포에는 향기 나는 사람들이 많다. 창의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 및 다양한 기획자들과 함께 목포만의 랜드마크를 꼭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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