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경애 시인] ‘고대 항시(港市) 국제 무역항 해남(군곡리 패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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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경애 시인] ‘고대 항시(港市) 국제 무역항 해남(군곡리 패총)’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1.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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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애

[목포시민신문] 마한, 영산강 뱃길 따라 해양 실크로드답사는 8월에 시작하여 11월까지 6코스로 진행되었다. 1코스는 영산강의 시작 담양에서 시작하여 장성, 나주, 영암, 목포. 2코스는 전남 동부 순천, 여수, 고흥. 3코스는 전남 서부 나주, 영암, 해남, 목포. 4코스는 신라, 가야, 문화권 경주, 고령, 함안, 김해. 5코스는 백제문화권 서울, 부여, 공주. 6코스는 외국인 참가자를 포함한 마한 문화권 전남 서부 해남, 나주, 목포로 마무리되었다. 전남문화재단 문화재연구소에서 3번째로 진행된 사업이었는데, 이번에는 일반인들이 많이 참가하여 의미가 있었다.

4개월에 거쳐 마한 문화를 찾아서마한 문화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답사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답사를 통해 고대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시안을 얻었다. 특히 이번 6코스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 유적은 고대 국제무역항이라는 연구가 있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 목포대박물관에서 봤던 자료들은 처음에는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 답사 후 박물관에 가서 다시 본 자료들은 똑같은 내용이 아니었다. 현장 답사의 흥분과 신비로움을 느낀 답사여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비가 올듯한 흐린 날, 해남 북일면 방산리 장고봉고분으로 향했다. 큰길가에 버스를 세워 놓고 조금 걸어 들어가면 장구 모양의 커다란 고분이 나온다. 그렇게 큰 고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 해서 놀랐다. 주변의 상황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 장고봉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20년 전까지 장고봉 앞에서 1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산방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유입되었다고 한다. 해남방산리장고봉고분198627일 전라남도 기념물 제85호로 지정되었다. 가야권의 방대한 고분에 비하면 작지만, 주변에도 이런 고분이 있는지 궁금하였다.

해남 송지면 군곡리 패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곳은 1986~현재까지 8차에 걸쳐 국립목포대학교박물관에 의해 조사되었다. 군곡리 패총은 청동기에서 원삼국시대 사이에 있는 문화적인 공백을 메워주는 유적일 뿐만 아니라, ·서해안 지역의 문화 및 교류를 파악하는데 주요한 자료로 평가되어, 2003년 사적 제449호로 지정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라도에서는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작은 마을과 밭의 모습처럼 보였다. 발굴현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몇 명의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었다. 대표님이 미리 연락해 둔 강귀형(목포대학교박물관 조교)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덤덤했다. 그런데 전문가의 말을 발굴현장에서 직접 들으니까 흥분이 되었다. 물론 설명을 해 주시는 분도 관심 두고 찾아오는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 주셨지만, 답사를 함께 한 사람들이 대부분 일반인이었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많아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곳은 바다를 앞에 두고 중국, 왜와 교류를 이어갔던 거점지이며, 고대 항시(港市), 국제무역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 그동안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상상력이 발동하기도 하였다.

유적 발굴을 통해 제의와 관련된 대형수혈주거지와 거석기념물과 생활 유구가 대규모로 발굴되었다. 패총은 특히 중앙에 있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와 주변의 바위는 제의를 지낸 신성한 곳이었다고 한다. 오늘 비가 내리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를 올렸다는 말을 듣고 그의 진실함이 느껴져 우리는 함께 웃었다. 누군가 발굴현장은 왜 다시 덮어 두었어요라고 물었다. 그것은 훼손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멀리 바라다보이는 바다와 주변의 경관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곳에 다시 찾아와서 기도를 올리고 싶을 만큼 편안하게 느껴졌다. 알면 다시 보이는 역사와 문화의 신비함을 현장을 통해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영산강 유역 마한의 역사는 남도의 뿌리로 잃어버린 왕국마한의 역사적 위상과 함께 광주, 전남에 산재한 관련 유적을 마한문화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은 문화유산을 연구, 조사하고 발굴·복원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지역발전을 꾀하고는 취지라고 한다. 마한에 관심을 가지면서 주변의 사람들과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삼한의 마한에 대해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열광적으로 말한다. 이 답사를 통해 마한이라는 단어만 보여도 반갑고 또 찾아보게 된다. 전라도 사람이라면 더 많은 관심과 자부심을 느끼기를 바란다. 필자 역시 마한에 관해 더 많은 공부를 하려고 한다. 특히 이번 사업을 맡아 애를 쓰신 전남문화재연구소와 the 베스트여행사, 또 함께 한 학예사님들과 사진 촬영팀, 안전을 신경 써준 선생님과 작가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 나주 다시면 복암리 고분과 국립나주박물관 내용은 차후 계속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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