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대만의 또 다른 독립 – 카발란(Kavalan)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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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대만의 또 다른 독립 – 카발란(Kavalan) 위스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2.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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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 얼마 전 대만(臺灣)에 총통선거가 있었다. 친중계 국민당후보와 독립파 민진당 후보사이에 큰 접전이었다. 친미반중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으로 중국과 대만으로 관계를 이야기하는 양안관계(兩岸關係)는 더욱 극단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남북관계는 통일문제이지만 양안관계는 독립과 관련된 문제이다. 휴전선과 대만해협을 놓고 갈라진 국가들의 문제이다. 한쪽은 통일, 한쪽은 독립을 민족의 운명처럼 이야기하지만 크게 보면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대전략과 대중국 봉쇄 기조의 한축일 뿐이라는 냉정한 평가에 씁쓸함이 든다.

대만, 타이완, 중화민국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이 강한나라이다. 크기와 인구는 우리나라에 35%에 불과하지만, 경제규모(GDP)는 좀 낮지만 국민총소득(GDP)일본과 우리나라에 앞선 아시아 1위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청일전쟁이후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50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았고, 장제스가 대만으로 중화민국을 옮겨온 후 친미반중국가로 미국의 대중국 방어막으로서의 역할을 우리나라와 더불어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대만의 자랑인 반도체 기업 TSMC대한민국의 자랑삼성전자와 숙명의 경쟁자 관계로 경쟁하고 있다. 아이폰을 OEM 생산하는 폭스콘(Foxconn)도 대만회사이니 삼성과 경쟁하는 전세계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경쟁은 자세히 들어다 보면 대만기업과 한국의 국가대표기업 삼성과의 대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업, 자동차, 반도체, 전자제품, 석유화학, 문화사업등 다양한 분야에 경쟁력과 국제적 브랜디를 구축했지만, 대만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OEM(주문자 상표)이나 ODM(주문자 개발)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자체브랜드가 없거나 산업적 불균형과 저임금 문제, 높은 부동산, 대중국 경제 종속 등이 성장에 방해되고 있어 경제적 독립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독립이라는 이슈가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큰 문제인 대만에서 독립이룬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위스키로 독립을 이룬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독립만 아니라 세계적 브랜디가 없는 대만에서 2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싱글몰트 위스키분야 최고 브랜드 카발란(Kavalan)”을 탄생시킨 것이다.

카발란는 진처그룹(金車 - King Car Group)을 모태로 한다. 진처그룹은 대만의 국민음료 브랜드미스터 브라운커피, 밀크티, 생수를 생산하는 식음료회사이다. 이회사의 창업주이자 위스키 애호가인 리톈차이(李添財)회장이 대만 북동부 이란 현(宜蘭縣)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카발란 증류소(Kavalan Distillery, 噶瑪蘭酒廠)를 세우고 세계적인 위스키 전문가들을 초빙해 싱글몰트 위스키를 제조하게 되는데 이 위스키가 카발란 이다. 카발란(Kavalan)이라는 이름은 증류소가 위치한 이란 현에 살던 대만 원주민 부족의 이름이자 예전 지명이다.

카발란 증류소는 200512월 완공, 20063월 첫 증류주 생산, 200812월 첫 위스키를 출시했는데, 이는 증류 2년 만에 완성된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 판매한 것이다. 그 후 놀랍게도 2010년 국제 와인&스피릿 경쟁부문 1, 2015WWA 월드 베스트 싱글몰트부문 금상 수상, 2017년 올해의 아시아 위스키 선정 등 세계적인 대회를 휩쓸면서 가성비와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생산 10년 만에 약 70개국에 수출하고 연간 1천만 병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카발란 위스키(Kavalan Solist Oloroso Sherry Cask)가 등장해 소비에 민감한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카발란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란현의 중앙산맥 설산에서 내려오는 이외에 맥아-보리, 효모, 오크통, 생산설비, 생산기술까지 모두 수입하면서도 고온다습한 기온과 대만에서 가장 지진이 심한 지형을 극복하고, 위스키 종주국 영국의 스카치위스키를 뛰어 넘는 명성과 독립을 이루어낸 대만의 위스키에 찬사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위스키 독립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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