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안에서의 답답함, 산을 오르며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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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안에서의 답답함, 산을 오르며 잊어요”
  • 정경희 기자
  • 승인 2013.07.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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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운전자 모임 ‘아름다운 산악회’

 
40년 베테랑 운전자들의 일탈
푼돈 모아 가족 여행 경비마련
회원들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목포 시민신문] 택시라고 해서 다 같은 택시가 아니다. 목포를 주름잡는 명품 택시. 바로 개인택시를 말한다. 40여년 택시에 몸을 싣고 목포시민의 발이 되어 준 베테랑 택시기사들이 있다.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여행도 제대로 갈수 없었다는 그들이 가족들을 위해 모였다. ‘아름다운 산악회’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평균 연령 50세가 넘는 택시기사들의 아름다운 동행, 그들의 이야기가 남다르다.

“사실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 부부끼리 여행 한 번 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고민하던 끝에 뜻이 맞는 회원들끼리 가족여행을 갈수 있는 경비를 만들기 위해 시작하게 된 것이 벌써 20여년이 되었다” 산악회를 처음 조직할 때를 회상하며 오행일(55세)씨는 이야기를 전한다.

회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산악회원들의 모임을 최소화 한다는 회원들은 어떤 장소에서도 음식을 돈으로 사먹지 않는다. 1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회원들은 스스로를 짠돌이 산악회라고도 부른다. 산을 오를 때도 도시락을 준비하지만 회원들 간의 모임에도 각자 도시락을 준비한다.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편할지는 모르지만 한 달 한번 걷어지는 회비를 먹는 데만 쓸 수 없다는 회원들의 뜻에 맞추어 모임이 있을 때도 개인도시락을 지참하는 근검절약이 몸에 익은 회원들이다. 그렇게 한푼 두푼 모아 제주도, 중국, 강원도, 동해안..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여행경비를 마련한다.

“건강도 챙기고, 택시 안에서 답답함도 산에 오르면 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나이 드신 회원들의 도움이다. 지혜를 배우는 산악회라고 말하고 싶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는 지혜를 회원들을 통해 배운다. 또 공경의 자세와 예를 배운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고령의 회원들은 벌써 70이 가까운 분들도 있다는 아름다운 산악회 회원들. 푼돈을 모아 가족들을 위해 쓰기위해 처음 시작한 산악회는 올해로 벌써 20여년의 장수 클럽이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는 이들은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회원들 간의 유대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가는 아름다운 동반자들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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