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수미 부회장]부모가 되기 두려운 나라가 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출생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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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수미 부회장]부모가 되기 두려운 나라가 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출생의 답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2.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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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연맹전남 목포시지부 김수미 부회장

[목포시민신문] 현재 우리의 삶은 다극화된 모습을 보인다. 커피 한잔을 먹어도 단일의 메뉴보다는 각양각색의 메뉴를 결정하고, 직장생활의 점심식사도 함께 가서 같이 먹는 것이 아닌 도시락을 싸오거나, 몇 명과 같이 식당을 가거나, 혼밥을 한다. 이제는 평균이 사라지고 다수가 함께하는 사회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는 물론, 정치적 이념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취직과 결혼 그리고 출생에 대해서도 각자의 생각이 다양해지면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회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생·고령화흐름이 통계청이 전망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 출생아 수, 합계 출생율, 고령화 속도 모두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우리나라 총 출생아수는 249천명으로 25만명보다 적었다. 합계 출생율은 0.78명으로 두 수치 모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여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심각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첫째 아이의 출생은 8,000명이 증가하였으나 둘째 아이의 출생이 15,000, 셋째 이상 출생이 4,000여명 감소하여 종합적으로 11,000여명이 감소했다. 90년대 초중반생의 출생이 늘고는 있지만 90년대 생들은 80년생들보다 아이를 낳지 않거나 둘째를 갖지 않으려 하는 성향이 더 강해진다.

인천시는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어린이에게 앞으로 18살까지 모두 1억 원의 현금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출생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4118일 저출생에 대해서 국민의 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출산시 아빠 휴가를 한달 주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 아이가 아플 경우 1년에 5일까지 자유롭게 쓸수 있는 휴가를 도입하고 육아휴직 급여는 최대 150만원에서 210만원 올리는 등의 공약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자녀 출산시 79, 3자녀 출산시 109의 우리아이보듬주택을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한다. 결혼시 소득.자산 등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출생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다고 공약 하였다. 그러나 이 내용은 결혼을 한다는 전제이기에 이런 정책들로 인해 출생율이 드라마틱하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저출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으로 남녀 성차별을 개선하고 성평등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성평등에 대해서는 극단적이며 오히려 후퇴하는 느낌이다. 스웨덴은 육아휴직은 당연하고, 남편의 육아휴진은 승진 포인트가 된다. 입사시 임신계획을 묻는 것이 위법이고, 육아휴직시 해고를 금지하고, 복귀시 낮은 임금을 주는 것도 불법이다. 우리나라도 남편들의 육아휴직이 늘고는 있지만 대기업 뿐이고 중소기업은 오려 여전히 불이익을 받는 환경이다. 출생율을 높이려면 지역사회 안에서 모두 함께 아이를 돌 볼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맞벌이를 해도 부모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부모의 공백이 없게끔 설계되어야 한다. 근로시간과 출생율은 직결된다. 출생을 간절히 원하는 불임 부부에게 조건 없는 지원도 출생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책이 강력하게 바꾸어지지 않는다면 몇 억을 주어도 출생율은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최근 초등학생들을 둔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한결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아이는 결혼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식을 나으면 자신의 인생이 없는 것 같다. 자식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나도 힘들었다. 자식은 자기의 인생을 즐기라고 하고 싶다. 꼭 결혼하거나 꼭 아이를 낳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라는 것이다. 특히 딸아이를 둔 엄마나 맞벌이 엄마의 경우는 그런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내가 잘 키우는 것이 맞는지 항상 미안하고 죄책감이 드는 시대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어령(마지막 수업) 평론가는 다른 나라보다 애틋한 한국어머니들의 모정을 이야기하면서, “요즘 애 안 낳겠다는 것은 너무 잘 키우고 싶어서 그런 거쟎아. 보통 애 정도로 키울거면 왜 안 낳아? 어머니가 너무 절대적이니,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애가 전부이니까 어머니 되기가 두려운게 아닐까?”라는 말이 계속 귀에 맴돈다.

부모가 되기 두려운 나라가 아닌 부모가 되는 게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출생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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