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③]어르신들의 축제! 경진대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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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③]어르신들의 축제! 경진대회의 의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3.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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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맞춤형 운동처방서비스 차오름 아카데미 김미순

본보는 전남사회서비스원과 공동으로 도내 사회서비스 우수사례를 발굴해 보도한다. 전남사회서비스원은 매년 가사 간병 방문지원사업을 비롯해 청년마음건강지원사원, 일상돌보서비스 등에 참여한 봉사자 또는 수혜자들의 우수사례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본보는 우수사례로 선정된 작품을 보도함으로써 지역 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목적으로 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이란 제목으로 연중 연재를 실시한다.<편집자 주>

[목포시민신문] 경진대회는 사업단 차원에서도 가장 큰 행사이지만 어르신 한분 한분께는 삶의 새로운 경험과 활력이 되어준다.

재작년 산정경로당에서 서비스를 진행할 때이다. 그곳은 양반마을이라고 해서 어르신들도 다 예의가 있으시고 순박하시고 정도 넘치셨다.

경진대회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박○○ 어르신은 연세도 그리 많지 않았는데 경진대회에 나가는 것을 망설이고 계셨다.

이유인즉 허리가 구부정하다고 자식들이 창피하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사실 어르신들 중에는 젊으셨을 때 자식들 먹여 살리고 입히고 가르치시느라 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허리가 구부정하신 분들이 많으시다.

○○ 어르신은 항상 말수도 없으시고 좁은 공간에서 운동하실 때도 한쪽 구석진 곳에서만 운동하시고 웃음도 별도 없으신 분이셨다.

그래서 어르신을 꼭 모시고 가고 싶어서 경진대회 연습 때마다 조금씩 설득을 하였다.

어르신~~ 허리가 조금 구부정하신 것은 전혀 흉이 아니다. 창피할 일도 아니시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경진대회는 그야말로 우리 어르신들의 축제이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는 분도 어르신들이고 대회를 구경하고 응원하는 분들도 어르신들이다. 우리 어르신들이 그날의 주인공이다. 그러니 함께 가시자고 여러 번의 설득 끝에 드디어 마음을 정하셨다.

경진대회에 거의 임박했기에 흰바지를 입기로 하셨는데 흰 바지가 없다고 어르신 중 한 분이 빌려준다고 하시자 박○○ 어르신은 아니다~~ 내가 장에 가서 사서 입겠다!” 당당하게 말씀하시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경진대회를 끝나고 그 후 어르신께서는 매 운동시간마다 노래도 큰소리로 부르시고 운동을 하니 아프시던 허리가 덜 아파진다고 하시며 훨씬 더 활기찬 모습으로 변화되셨다.

두 번째는 월평경로당에서의 일이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라서 될 수 있으면 많은 어르신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적어도 화장실은 혼자서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동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죄송한 마음이지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못 가신 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매번 이 부분에서는 죄송하지만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이라서 어르신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도 운동시간이 끝나고 카드 체크를 하고 있었는데 한 어르신이 힘드셨는지 누워서 혼잣말을 하고 계셨다.

시상에 나를 안 데리고 가는구만~~” 혼자서 하시는 소리를 듣고 바라보니 평소 건강이 좋지 않으신 최○○ 어르신이셨다.

그 말씀이 내내 마음에 걸려서 이장님과 상의한 후 평소 늘 마을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잘 도와주시는 비교적 연세가 젊으신 이○○ 어르신께 사정을 말씀드렸고 고맙게도 어르신께서 그날 하루는 최○○ 어르신을 부축해서 다니시겠다고 하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최○○ 어르신 역시 경진대회에 함께 할 수 있으시다고 기뻐하셨다.

경진대회가 열리는 날 이리저리 바쁜 와중에 이장님께서 오시더니 이○○ 어르신께서 갑자기 배탈이 나셔서 택시 타고 집으로 가셨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지??”

사실은 이○○ 어르신도 걱정이 되었지만, 더 걱정인 것은 최○○ 어르신이었다.

이장님께서 걱정하지 말라고 화장실은 이장님께서 같이 가주시겠다고 하셨다.

다행히 여자 이장님이셨다. 대회가 끝나고 비가 점점 거세게 내려 버스 타는 것도 조금씩 지연되고 있는데 계단을 내려와서 여러 어르신들을 챙기느라고 정신없다가 갑자기 최○○ 어르신이 생각이 나서 계단을 올려다보니 계단 맨 위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시며 서 계셨다. 얼른 뛰어 올라가서 부축해 드리고 버스에 타고 그날 하루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어르신께서는 다녀와서 고맙다고 몇 번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얼마 뒤에 어르신께서는 아프셔서 몸져누우셨고 못 나오는 횟수가 늘어나셨다. 서비스가 끝나고 나중에 이장님을 우연히 만나는데 최○○ 어르신께서 돌아가셨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드는 생각은 아 그때 경진대회에 그래도 모시고 갔던 것이 잘했구나! 안 그랬으면 내내 그분의 말씀이 마음에 걸렸을 것을하는 마음이었다. 경진대회는 단순히 그냥 우리 어르신들이 모여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축제의 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로나가 활개를 치던 몇 년이 지나고 이제 조금은 완만한 곡선을 그려 경진대회가 조심스럽게 다시 열리게 되어 한편으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인 것은 경진대회는 우리 어르신들에게 관심과 사랑의 의미가 되어주고, 또 많은 어르신들께는 삶의 활력과 원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자료제공/전남사회서비스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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