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④]원봉림 경로당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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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④]원봉림 경로당의 추억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3.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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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맞춤형 운동처방서비스 차오름 아카데미 한미숙

본보는 전남사회서비스원과 공동으로 도내 사회서비스 우수사례를 발굴해 보도한다. 전남사회서비스원은 매년 가사 간병 방문지원사업을 비롯해 청년마음건강지원사원, 일상돌보서비스 등에 참여한 봉사자 또는 수혜자들의 우수사례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본보는 우수사례로 선정된 작품을 보도함으로써 지역 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목적으로 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이란 제목으로 연중 연재를 실시한다.<편집자 주>

[목포시민신문] 원봉림 마을에 처음 서비스를 제공하러 갔던 날이 생각납니다.

제가 차오름 아카데미에 몸담은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첫 대면은 설레기도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네요. 원봉림 마을에 처음 가는 날도 그랬답니다. 근데 이게 뭐람? 어르신들께서는 저를 보자마자 보름달 같은 얼굴로 환히 웃으시며 너무 반겨주시고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금세 친구가 되었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마을을 다녔었지만 이만큼 활기차고 밝은 기운을 보내주시는 곳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기분도 쳐지는 때가 있었는데 원봉림 마을에 가서 어르신들의 따뜻함과 긍정적인 모습을 보면 언제 기운이 없었냐는 듯이 에너지가 생겨 어르신들과 왁자지껄 웃으며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항상 좋은 것만은 있는 것은 아니었죠.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작은 일로 어르신들 사이에 오해가 있어 서로 다투기도 하고 분위기가 다운되는 날도 있었지만 그럴 때일수록 제가 웃으며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니 서비스가 끝나고 슬쩍 오셔서 선생님 볼 낯이 없네. 죄송해요하시며 분위기가 풀어지는 경험도 했네요. ‘사람은 만남에 자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르신들과 좋은 일, 안 좋은 일을 겪어가며 서로에게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같이 자라는 경험을 하니 더욱 이 만남들이 뜻깊은 것 같아요.

또 원봉림 마을은 유독 파이팅이 넘치는 곳이에요. 서비스 시작하면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데 손발 쭉쭉~ 골반 흔들고~ 복부 흔들고~ 구령을 넣으면 동네 떠나가라 똑같이 외치며 따라 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도 들고 한편으론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답니다.

! 경진대회 갔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날 어르신들 대회장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을 때 몇몇 어르신들이 더 예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해서 제가 직접 화장을 고쳐드렸는데 한 어르신께서 다 늙은 호박에 줄그으면 수박되겄어하셔서 한바탕 웃었는데 여기저기에서 어르신들이나도 해줘, 나도 해줘하셔서 짧은 순간이지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해드렸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저로서는 매년 하는 경진대회지만 어르신들께는 인생에 몇 안 되는 경험일 테니 대회 작품도 어르신들이 멋진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뽐내는 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매사 최선을 다해 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대회장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데 안전상에 이유도 있어서 어르신들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했답니다. “어르신들~ 안전질서 상이랑 응원상이 있는데 어르신들께서 잘 안지켜 주시면 금일봉 봉투에 상금이 안 들어있어요~ 그러니 저 상금 좀 받게 잘 지켜주셔요~”했더니 웃으시며 우렁차게 대답해주시고 대회 내내 안전질서도 엄청 잘 지켜주시고 응원도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거짓말한 건 조금 죄송하긴 했지만, 어르신들의 안전이 더 중요한 거니까요~ 그리고 대회 관계자분들에게 고흥팀 너무 질서정연하고 멋지다고 칭찬을 들었다고 전해 들어서 너무 뿌듯했답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란 말이 있잖아요.

이제 원봉림 어르신들과의 만남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스산한 날씨 느끼니 더 체감하게 되네요.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고 여태까지 해왔던 장소들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원봉림 어르신들과 헤어짐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쉬움에 눈물이 날 것만 같네요. 1년도 안 되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어르신들이 저를 만나 조금이라도 인생에 활력을 얻고 조금이라도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웠던 순간들이 생각나는 건 저의 조그마한 욕심 때문이겠죠.

그럼에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어르신들과의 만남이 더 소중한 거고 앞으로도 쭉 어르신들께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자료제공=전남사회서비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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