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일본 위스키 – 라이벌(Rival)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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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일본 위스키 – 라이벌(Rival)의 역사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4.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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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 선거철이다. 거리에는 국회의원 출마자 대형현수막이 거리에 등장하고 시끄러운 유세차량에 어색한 율동과 로고송의 계절이 다가왔다. 선거철만 되면 이당 저당, 진보 보수, 파랑 빨강, 내편 니편으로 나눠 시끄럽고 번잡하다. 그래도 선거철이면 모두 애국자요, 선거전문가, 통계학자, 점쟁이가(?)된다. 우리나라의 선거는 거대 양당 경쟁, 각 당 대표주자들의 대리선거 형태로 치러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라이벌, 경쟁자들이 주목받게 되고, 김대중 대 김영삼, 이재명 대 윤석열 같은 정치 라이벌이 생긴다. 대중음악에서는 남진 대 나훈아, 역사에서는 조조와 유비 같은 인물들이 서로 경쟁한다. 음식에서도 짜장 대 짬뽕 경쟁하듯이 말이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위스키 유행이 거세다. 흔히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이 불러 온 중저가 위스키 열풍이 고가의 위스키 시장까지 그 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위스키가 유행하게 된 원인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하이볼(Highball)이 있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함께 마시는 칵테일에 한 종류이다. 일본의 산토리(Suntory)에서 만든 가쿠빈이라는 위스키가 하이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면서 위스키하면 스카치위스키라는 통념이 깨지고 일본위스키가 관심을 받게 되면서 NO재팬 열기 속에서도 가격이 폭등하고 구하기조차 어려워지는 품귀현상까지 버려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799만 달러(110억 원)로 전년(415만 달러) 대비 92.5% 증가했는데, 이는 2018년 처음 100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5년 만에 8배 성장했다고 한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지난해 일본 위스키 수출액은 5606000만 엔(5000억 원)을 기록하며 10년 새 22배나 증가했고 한다.

일본위스키는 수십 개의 브랜드와 120여개의 증류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는 산토리(Suntory)와 니카(Nikka)가 있다. 이 두 회사는 시작은 함께였다. 산토리(Suntory)의 창업주 토리이 신지는 오사카에서 포도주와 양주와 수입. 제조판매를 하던 상인이었다. 세계1차 대전 이후 일본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급증하던 위스키수요에 맞춰 일본에서도 위스키를 생산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일본인 최초로 영국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화학과 양조학을 공부하고 캠블튼의 헤즐번증류소에서 근무한 다케쓰루 마사타카를 영입하였다. 그 후 1923년 일본최초의 위스키를 증류하고 1929년에는 첫 위스키 시로후다를 출시하였다. 1937년 지금도 인기 있는 '가쿠빈'을 시작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 '야마자키'(1984), 블렌디드 위스키 '히비키'(1989)등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팬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

니카(Nikka)위스키는 산토리의 초대 공장장이었던 다케쓰루 마사타카가 193410년간 고용계약을 마치고 홋카이도에 자신의 위스키 증류소를 몰래(?) 세우고 전통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스타일의 니카위스키를 생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왜 일본 위스키를 함께 시작했던 두 사람은 결별했을까. 첫 번째는 맛이다. 상인이었던 산토리의 토리이신지는 쓰지 않고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입맛을 화학자이자 장인이었던 니카의 다케쓰루 마사타카는 전통 스키치위스키의 맛과 제조공정을 중시했기 때문에 위스키의 맛에서 의견이 달랐다, 두 번째는 증류소의 위치선정에 있어서 산토리는 물류와 관광,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도시인근인 교토 야마자키에 증류소를 세운 반면 니카는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자연환경인 홋카이도 요이치에 증류소를 세웠다.

이러한 이유로 산토리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부드럽고 가벼운 대중적인 맛의 위스키 카쿠빈, 야마자키, 히바키등 공전의 히트를 치는 명작 위스키를 출시하면서 일본제일의 주류회사로 성정한 반면, 니카는 전통적인 스카치위스키에 일본인 특유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결합한 위스키로 대중적인 것 보다는 고급화 전략으로 지금도 산토리에는 밀리지만 일본 양대산맥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창업주에 이러한 성향 때문에 산토리는 일본최대의 주류 및 음료회사로 성장해 산토리맥주, 일본펩시콜라, Boss캔커피 등을 판매하고 미국 짐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유명 주류회사들을 인수 합병해 세계적인 주류브랜드로 성장한 반면 니카는 위스키 개발과 품질과 맛에만 중요시하여 경영은 실패하고 1950년대 대기업인 아사히맥주로 인수합병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사업으로 성공한 산토리 보다는 니카의 창업주 다케쓰루 마사타카의 위스키에 대한 열정과 끈기, 장인(?)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사랑하여 그의 일대기가 NHK 150부 대작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될 만큼 일본인이 존경하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라이벌(Rival)의 어원에서 보여 지듯이 강을 두고 서로가 경쟁하면서 상호보완하고 발전, 성장하는 관계를 이야기 하는데, 오늘날의 한국정치를 보면 강을 건너 상태를 제압하거나 죽이려고 혈안이 되는 것을 본다. 상호 견제와 균형의 정치는 사라지고 정적을 죽이고 정치를 진짜 전쟁처럼 보복에 정치를 하는 후보와 정당은 우리 정치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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