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전 투표율 역대 최고…정치권에 대한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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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전 투표율 역대 최고…정치권에 대한 심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4.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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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국적으로 31.28%21대 총선보다 4.59%포인트 올라 30%를 처음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남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남이 41.1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40%대를 넘겼고 이어 전북(38.46%)과 광주(38.00%)2, 3위를 차지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 보더라도 신안이 54.81%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상위 10곳이 모두 호남이었다.

높은 사전투표가 오는 10일 본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지난 2014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사전투표율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201620대 총선 당시 12.2%였던 사전투표율은 202021대 총선에서 26.7%로 두배 이상 뛰어올랐고 이번 총선에서는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대체로 본투표율 상승을 견인했지만, 반드시 본투표율까지 끌어올렸던 것은 아니다. 202220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은 36.9%5년 전인 19대 대선 때보다 10% 넘게 높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총선 역사상 최고 사전투표율을 두고 여야 정치권은 아전인수식 해석에 바쁘다. 국민의힘은 지난 4년 간 180석 의석수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거대 야당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의 열망을 보여준다며 사전투표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들끓는 열망을 받들겠다고 했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인 야권에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이후 지금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모두 여덟 번 사전투표가 실시됐는데 36.93%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22년 대선에선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율은 적극 지지층의 참여라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총선에서 호남이 가장 높고 대구가 가장 낮다는 것은 일단 야권 지지층이 투표장에 이른 발걸음을 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하기만 기다린 호남 지역민들의 열망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표출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야권이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이 오는 10일 본 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단하긴 힘들다. 선거는 한쪽으로 기운다고 판단될 경우 상대 진영이 결집하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사전투표 제도가 익숙해지면서 미리 당겨 투표를 한 후 본 선거일에 개인적인 일을 보려는 성향도 강해지고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담긴 표심이 어디로 향했는지 궁금해 하기보다 본 선거에 높은 투표 참여로 각자의 마음을 표현하면 될 일이다.

이번 총선을 향한 유권자의 뜨거운 관심은 결국 정치권을 향한 냉엄한 심판이 될 것이다. 총선내내 여야간의 비방전에 유권자들은 실망했다. 아니 분노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에 고금리, 지속된 경기침체에도 정치권은 민생에 뒷전이었다. 사전투표에서 보여준 높은 관심이 본 투표로 이어지길 바란다. 정치권을 모조리 바꿔놓을 수 없더라도 최소한 실력과 책임감을 겸비한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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