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⑥] 어르신들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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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⑥] 어르신들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4.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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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숙랑

본보는 전남사회서비스원과 공동으로 도내 사회서비스 우수사례를 발굴해 보도한다. 전남사회서비스원은 매년 가사 간병 방문지원사업을 비롯해 청년마음건강지원사원, 일상돌보서비스 등에 참여한 봉사자 또는 수혜자들의 우수사례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본보는 우수사례로 선정된 작품을 보도함으로써 지역 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목적으로 전남사회서비스원 사랑 쑥쑥이란 제목으로 연중 연재를 실시한다.<편집자 주>

[목포시민신문] 내가 박○○ 어르신을 만난 것은 올해 2월이었다. 올해 73세 되신 분이시고 압해도에서 나고 자라신 신안에서만 살아오신 신안 토박이이신 어르신이다.

교회를 같이 다니시는 분이 내가 이 동네에서 핸드폰을, 한글을, ABC1:1로 가르치고 있는 것을 보고 알고 계셨는데 박○○ 어르신을 가르쳐 줄 수 없겠느냐는 연락을 해 오셨다. 한글을 모르는데 자신이 가르쳐 주는 것은 못하겠으니 가르쳐 주실 수 없는가? 라는 연락을 해 오신 것이다. 나도 나를 필요로 하시고 도움이 필요한 분을 만나는 것이 내 일인지라 ○○ 어르신을 방문하였다.

혀에 장애가 있어서 하시는 말을 3/1도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이분이 한글도 전혀 모르니 안타까웠던 것이다.

신안 압해도 동교가 친정인 이분은 밥술은 먹고 살 정도의 집안 형편이어서 충분히 학교를 보낼 수 있는 정도는 되었지만, 장애가 창피하고 여자가 배워서 뭐 하느냐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성화에 부모도 깨이지 못하신 분들이시라 큰딸인 박○○ 어르신을 논, 밭으로 일을 하러 보내셨고 그래서 본인 말씀에 따르면 아주 가난하고 어려운 집으로밖에 혼처가 나지 않아 땅 한 평도 없는 어려운 집으로 시집이라고 오셔서 남편 어르신과 함께 가진 것은 몸뚱이뿐이라 열심히 일하며 아들 둘과 딸 하나 중 큰아들과 딸을 대학에 보냈고,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이제는 작지만, 노부부가 살만한, 자그마한 텃밭이 있어 고추, 깻잎을 조금 심어서 드시는 집을 한 채 장만하여 화분에 꽃을 키우시고 꽃을 얻어 오셔서 하나씩 심는 재미로 살고 또 그것들을 잘 가꾸시며 살고 계신다. 친정이 부자였지만 아들이 아니라고 일은 열심히 시키고 땅 한 뙈기도 나눠주지 않은 부모와 친 형제자매를 무척 속상하게 여기셨다. 자신이 글도 모르고 말도 못 하여 받는 대접이라며 가족들과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었다고 하셨다.

ㄱ ㄴ 도 모르고 1~ 10까지만 겨우 아는 말도 못 하는 분을 만났을 때 너무 안쓰러워 어떻게 해서든지 내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 어르신은 언어소통을 할 수 없으니 회관이나 사람들이 모이고 많이 있는 곳은 가시지도 않았고, 마을 사람들이 오라고 하여도 서로 불편하시니 가려고 안 하셨고 꽃을 키우고 가꾸며 집에 남편 어르신과 계시는 날이 거의 다 반사가 되셨다. 그러니 속이 상하고 힘들어도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이러한 분이 어렵게 시작한 한글 공부가 10달이 되었다. 아이고, 언제 이것을 다 배워서 읽어 볼까? 하며 한숨을 쉴 때가 참 많았다. 그때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배우고 있으니 다행이고, 매 주일마다 배우고 있으니 한 글자일지라도 아는 글자가 늘어가고 있으니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우어 드리고 있다. 그 와중에 남편 어르신 연세가 80세이신데 신장 투석을 하시게 되었고 음식과 가릴 것이 많은데 이 어르신이 글을 모르시니 바쁜 자식들에게 그때마다 전화를 하여 물을 수도 없고 궁금한 것이 많으시다며 답답해하셨고, ○○ 어르신 또한 일주일에 한 번 배워서는 글을 배우기 어려우니 자신도 서비스를 신청하여 1주일에 두 번씩 와서 아내 글도 더 가르쳐 주고 자신도 필요하고 알고 싶은 것을 묻고 싶다고 하셨다. 또한, 핸드폰이 오래되어 새것을 사셔서 핸드폰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는 의견을 내셨고 일주일에 수요일, 금요일 두 번을 다니며 한글을 가르친 결과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라는 것밖에 모르셨던 분이 받침이 없는 글자를 읽기 시작하셨고, TV에 한글이 나오면 읽으시려고 애를 쓰시는 모습을 남편이 보신 듯하다. 그렇게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해서 가르칠 사람을 딸이 보내주었는데, 남편 어르신이 70살 다 먹어서 한글을 배워 어디다 쓸 것이며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가르치실 분을 쫓아버리신 것을 두고두고 서운했다고 하셨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계신 것이 복지사님 덕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남편 어르신 하시는 말씀이 배운 것이 헛것은 아니구만 하신다.” 는 것이다. 숫자도 100까지 써 보고 계시는데 머지않아 잘 쓰실 듯하다. 글을 더듬더듬 읽으시더니 자신감이 생기셨는지 전보다 훨씬 밝아지셨고, 나를 만나는 날에는 항상 싱글벙글 좋아하셨다. 말을 들어주고 할 사람이 생긴 것 또한 박 ○○ 어르신에게는 도움이 되신 듯하였다.

동신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운영하는 고령자를 위한 라이프 코칭 및 재무설계 서비스는 소외감, 우울, 스트레스 등 노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노인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 지역 어르신들의 활력있는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목적으로 서비스를 행하고 있는데, 내가 2, 3년 초짜 사회복지사일 때 의욕만 앞섰지 진정한 도움을 주지는 못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연차가 올라가며 어르신들의 진정한 욕구와 필요한 문제들을 알게 되어갔고, 그렇게 시작된 서비스는 1:1 서비스의 장점을 살려 어르신들이 진심으로 필요하고 알고 싶은 것들을 물어 오셨을 때 나를 의지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과 상황 속에서 멀리 있는 자식들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인 내가 해결해 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때도 있었고 그래서 이곳저곳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니, 자녀들이 휴일에 와서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드려야 했고, 자녀들보다 더 복지사인 나를, 서비스 받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까지 하셨고, 일을 하시러 밭에 가셨다가도,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셨다가도 시간을 먼저 비워두는 그래서 늙어서 잘 잊는다고 하시면서도 열심히 즐겁게 배우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이 일을 8년째 하고 있는 행복한 사회복지사로 신나게 이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신안 압해 노인대학에서 핸드폰을 배우고 싶어 하시고 서비스가 종료되어 끝나신 어르신들이 잊지 않고 잘 사용하시도록 핸드폰을 가르치는 일 또한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이다. 내 월급을 주는 신안군에도 무언가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쁘기 그지없는 일인 것이다.

시작할 때는 서비스 기간이 1년이나 되니 아직 멀었다며 좋아하시지만 10개월이 지나면 이제 몇 번 오면 우리 집에 오지 않느냐며 갈 때마다 묻고 묻기를 하신다.

나는 오늘도 나를 꼭 필요로 하시는 어르신, 나를 꼭 만나야 할 분을 만나게 해주시라는 기도를 드리며 나아갈 것이다.

<자료제공=전남사회서비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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