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쟁 - 전쟁에서 시작된 심리학의 본질을 꿰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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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쟁 - 전쟁에서 시작된 심리학의 본질을 꿰뚫어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8.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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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철(국방대 교수)

 
[목포 시민신문]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제4세대 전쟁 시대의 전형적인 정치적 심리전이었다. 즉 북한은 국가 안보/국방정책 결정자들의 심리에 충격을 주어 우리의 대북정책을 유화적으로 바꾸고 북한의 핵 지위를 인정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전을 쓴 것이다. 더불어서 북한은 남한 내 보수와 진보 세력을 “이간질”(심리전의 하나)시켜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 했다. 북한의 목적은 남한의 대북 안보 및 국방력의 기반이 부지불식간에 약화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단순히 무력전이 아니라 심리전술의 하나였다면 중국군 예비역 해군 대령 추이스숑의 『심리전쟁』이 그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할 자료가 될 것이다.
 
심리전쟁은 4장 39절로 구성된 408쪽 분량의 저술이다. 저자는 먼저 제1장에서 심리학의 기본 원리와 개념들을 소개한다. 제2장에서는 심리전의 원칙과 다양한 전술을 다루고 있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심리 방어전술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최근의 새로운 심리전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 심리전, 인터넷 심리전, (대통령)경선 심리전, 반테러 심리전, 인질 심리전 등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전의 사례를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서 본 저술은 군사적 및 비군사적 심리전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면서 동시에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부터 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최근 9.11테러와 그에 따른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미국 대통령 선거전 등의 사례를 들어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 추이스숑은 그의 저술에서 유형 군사력으로 싸우지 않고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사람의 마음”(p. 13) 즉 심리에 작용하여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전술이 심리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아가 군사심리학은 “군사 활동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과 그 규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심리학의 지류이자 심리전의 기초”(p.14)라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제2의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예방하는 데 있어서는 우리의 전력 증강을 통하여 무력적으로 억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 정책 당국자나 전략가들의 심리에 작용하는(대남 공격을 통해 얻을 이익보다는 손실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 심리전으로 극복하는 것이 최상이 될 수 있다. 
 
이 저술의 특별한 의미는 저자 추이스숑이 제4세대 전쟁전략의 전설적 창시자이자 당대 최고의 심리전략가인 마오쩌둥의 후계자라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심리전술 가운데 그의 “빗자루” 심리전술은 우리의 대북 전술에도 그 적용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오는 국공내전에서 “빗자루(공산당, 팔로군 및 신4군)”로 울타리 안의 적(장개석 국민당군)을 타도하고 부패를 척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1949년 공산당 정권을 수립할 수 있었다(pp.100-107). 이 빗자루 전략을 우리의 대북전략에 적용하면 마오의 성과와 같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본 저술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우리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그것도 다양한 강도와 규모의 도발에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북한의 마비전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반성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작금의 전장 환경은 “인터넷 심리전” 시대에 돌입해 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인터넷 심리전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손가락으로 자판을 치며 인터넷을 사용해서 정보를 발송함으로써 적의 의지를 변화시키는” 매우 효율적인 전쟁 방법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p. 308).
 
본 저술을 읽고 마지막으로 남은 느낌은 심리전은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거나 전장에서 심리 전략과 전술로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공부와 실행 의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제3장의 심리 방어전이 예비군 교육과 국민 안보교육 등에 활용된다면 국민 전체의 심리전 대응력이 좀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대북한 억지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 저서는 한국의 군 간부 양성 교육기관의 생도들과 창끝부대의 지휘관 및 주요 간부들에게 가까이 두고 수시로 펼쳐 볼 가치가 있는 저술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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