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준 봄!봄! 나들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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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준 봄!봄! 나들이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06.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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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놀이에 웃음보따리 풀려
 

화투놀이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서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끝내 내가 가게를 찾아가서 화투를 한 몫 샀다.

도박 중독 증세가 무섭지 어쩌다 한 번씩 여행길에 점잖은 사람들끼리 둘러앉은 화투놀이는 그보다 더 즐거운 오락이 없을 정도다.

화투의 매력은 일행들한테 번번이 숱한 웃음을 안겨준다는 데에 있다.
 
얼마 전 텔레비전 퀴즈 프로그램에서 한국 사람들의 실태를 조사했는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이 텔레비전 시청이고 그 다음은 근심 걱정하기이고 그 다음은 화장실 가기이고 맨 꼴찌로 짧은 시간이 웃기였다고 한다.

세상에나! 웃는 시간이 화장실 가는 시간보다 적다니.

내가 여행 다닌 곳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발리와 터키인데 그 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소득이 낮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평안하고 태평스러운 눈빛들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른 나라보다 경제 사정이 좋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날마다 근심 걱정에 잠기게 하고 웃을 줄 모르게 만들었을까.

문 박사가 일곱 명 모두 화투놀이에 참가해야 한다고, 숫자가 적으면 삥똥보기는 재미가 없다고 열렬히 주장하였지만 세 사람은 끝내 화투를 거부해서 하는 수 없이 네 명만 화투를 치기로 하였다.

돈 따먹기 고스톱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궁리 끝에 삼봉을 치기로 하였다.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종이에 승자와 패자의 성적을 누적해서 적어 내려가는데 1등이 1500약이 넘으면 판을 끝내기로 했다.

1등은 공짜, 2등부터 4등까지는 차등을 두어 돈을 내는데 그 돈으로는 무슨 기념품이라도 사기로 했다.

화투놀이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은 의무적으로 만 원씩 갹출했다.

결과적으로 화투를 친 사람들 가운데 가장 꼴찌가 2만 원을 냈으므로 크게 억울할 것까지는 없는 셈이었다.

화투를 치지 않은 세 사람은 좀 일찍 잠자리에 들고 화투판은 새벽 두 시쯤 끝났다.

물론 화투놀이는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우리는 한 보따리씩 웃음을 보듬고 대천 해수욕장 리조트 특실 편안한 이부자리에 들어갔다.

몸을 눕히자마자 덜커덩 잠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죽음보다 깊은 잠이었다.

근심은 만병의 근원 웃음은 행복의 원천
웃으면 웃을수록 좋은 일 많이 생겨
삼봉에 홍단 니조리 박장대소 화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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