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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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10.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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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로 (경북대 교수)

 
역사를 만든 경제정책 결정자 18인의 영광과 좌절
경제정책 결정자들의 영광과 좌절을 통해 되돌아본 경제와 정책의 역사   

[목포 시민신문] 어느 나라나 다양한 경제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재정정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최대의 쟁점이며 우리의 경우에도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꿈틀거리며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일상적으로 대응하는 정책 결정과 관련해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가를 놓고 끝없이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다. 역사의 격변에 대응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갔던 경제정책들은 어떻게 선택되었고 어떻게 외면당했으며 어떤 운명을 겪었던가? 재무부를 비롯하여 여러 정부 부처와 세계은행에서 근무했던 유재수 박사가 경제정책 결정자들의 영광과 좌절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을 내놓았다.   

경제학자들의 삶과 생각을 다룬 책들은 많다. 하지만 경제정책가들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은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런 편이다. 물론 중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특정한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그 배경이나 성과에 대해 학술적인 논쟁이 이루어진 경우도 많고 저명한 경제정책가의 회고록도 드물지는 않다.

18인의 경제정책가의 영광과 좌절을 다루었다고 하지만, 그들의 삶과 정책을 논의하면서 소개되는 정치인, 관료, 학자, 기업가까지 포함하면 역사를 바꾸어 놓은 수백 명의 삶과 생각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격변기의 경제정책에 관한 논의는 독자들의 고민을 경제에 그치지 않고 혁명과 전쟁, 건국과 개혁, 위기와 변화, 번영과 실패의 역사로 끌어들인다.

이처럼 폭넓고 흥미로운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기울였을 노력에 감탄하게 된다. 수많은 정책들을 둘러싸고 논쟁하고 결정하고 집행하고 폐기한 이야기를 추적하다보니 자연스레 수준 높은 경제사 서적이 되었다. 다만 과거와 단절한 다섯 개 정도의 결정적인 역사적 국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경제정책의 운명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보통의 경제사 책과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몇 명의 경제정책가들의 개인사를 살피는 데 그치는 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여러 시기, 여러 나라에서 경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이다. 독자들이 아쉽게 느낄 수 있는 점도 있다. 우선 책의 앞부분에 소개되는 자크 네케르나 알렉산더 해밀턴에 비해 최근의 정책가로 올수록 설명이 간략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역사학이나 경제학에서 이루어진 기존연구의 양적 차이와 함께, 오래된 과거일수록 역사적 배경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가 더욱 많이 필요하다는 배려 때문이라 생각된다. 또한 저자는 각각의 정책에 대해 다양한 평가들을 소개하면서도 대체로 명쾌하게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편이다. 어떤 경제정책이나 그 의도나 성과에 대해 대립되거나 엇갈리는 평가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경제정책의 다양한 덕목을 제시하면서도 현실과 역사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는 유연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생각하면 저자의 견해가 매우 신중하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정책실무 경험에서 비롯된 문제의식과 방대한 독서와 연구에 기초해서 제시한 저자의 견해를 기초로 이제 우리가 더 많이 찾아 읽고 더 깊이 생각하여 활발한 의견을 주고받을 차례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경제정책에 관한 우리 사회의 논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훌륭한 경제정책은 정책 결정자들만의 작품이 아니라 그들을 선택하고 신뢰하고 비판하는 동시대 정치인들과 언론인, 나아가 다양한 시민들이 형성하는 훌륭한 여론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역사 속의 수많은 경제정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이 경제정책 종사자들이나 경제학도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과 언론인을 비롯하여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모든 시민들에게 더욱 수준 높은 생각과 토론을 위한 자료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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