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고교 선택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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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고교 선택 어떻게 할 것인가?
  • 정경희 기자
  • 승인 2013.10.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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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 학교별 시스템을 살펴라

[목포 시민신문 = 정경희 기자]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등이 대학입시에서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떤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대학 진학에 보다 유리할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고교 선택 시 챙겨봐야 할 부분은 학교 교육과정과 비교과 프로그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이다. 일반고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 진학 실적이 돋보이는 고교는 특목고와 자사고 못지않게 이들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고교 선택 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현재의 진학 실적만 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학생을 위해 대학들이 선호하는 고교의 교육 프로그램, 고교 선택 기준 등을 미리 살펴 봐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고교와 그 이유는?

최근 대학입시에서 상위권 대학 진학 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가속화'다. 가장 눈에 띄는 고교는 외국어고, 과학고(과학영재학교 포함) 등 특목고다. 서울대 경우 2013학년도 입시에서 20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한 22개 고교 가운데 특목고가 14개였다.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모두 900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26.3%를 차지했다. 연세대 역시 전체 정원의 26.4%인 1천27명을 특목고 출신으로 뽑았고 고려대 839명(19.4%), 성균관대 1천98명(26.5%), 이화여대 1천41명(31.4%)의 합격자가 특목고 출신이었다.

자사고의 상위권 대학 진학 실적도 꾸준히 높게 나타난다. 전주 상산고, 민족사관고, 현대 청운고, 포항제철고 등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와 하나고, 안산 동산고 등 6개 고교가 2013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20명 이상의 합격자를 냈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다수의 상위권 대학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이들 학교에 몰린 최상위권 학생들이 빼어난 수능 성적으로 정시모집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그 외에도 서류, 면접 중심의 수시모집 전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고교 등급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 교육과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얼마나 교내 활동에 충실했는지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이를 뒤집어 해석한다면 상위권 대학에서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고교가 우수한 진학 실적을 거둔다는 얘기다.

◆대학들이 선호하는 고교 교육 프로그램은?

각 고교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은 천차만별이다. 특목고, 자사고와 달리 일반고의 경우 학교별 차이가 크지 않지만 상위권 대학 진학 실적이 좋은 일반고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목고나 자사고 못지않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 같은 프로그램 운영 여부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서울대 수시모집의 우선선발이다. 학생이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학교가 제출하는 소개 자료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전형이다. 면접도 보지 않고 수능 성적 또한 관계없다.

2013학년도 서울대 우선선발 합격자 비율이 높은 고교들을 보면 특목고와 자사고가 주를 이뤘다. 이들 고교는 대부분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목 선이수제) 수업, 과제연구(R&E) 활동, 동아리 활동, 졸업인증제 등을 통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교과,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고교 선택의 기준은?

현재 중학생들이 고교 진학 후 대학에 진학할 때 활용되는 전형 요소는 크게 학생부와 수능 성적, 논술고사 성적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수능과 논술의 경우 학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개인이 얼마나 노력하는가가 성패를 가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학생부를 중심으로 하는 전형, 즉 서류와 면접 전형은 어떤 고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류는 학생부 외에 학생이 직접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추천서와 학교 소개 자료(프로파일)가 있다. 학생부에는 내신으로 불리는 교과 활동 외에 진로 동기,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독서활동, 방과후학교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들을 기재한다. 대학들이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이 내용들이다. 수험생이 다니는 학교가 교과·비교과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얼마나 다양하게 운영하는지, 수험생이 얼마나 충실하게 활동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결국 교육과정과 교과·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의 다양성이 고교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돼야 한다.

같은 측면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확인하는 근거인 학교 소개 자료도 대단히 중요하다. 서울대가 요구하는 학교 소개 자료(프로파일)에는 지역의 교육환경, 학교 구성원의 특성(신입생 선발 및 배정방식), 교육과정 운영 현황과 교내 경시대회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학교에 따라 기재할 내용이 많아 정리하는 데 애를 먹는 고교도 있지만 다수 고교가 특별히 기재할 사항이 모자라 고민인 것이 현실이다.

내년부터 고교에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일반고에서도 교과별 심화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영어, 수학 외에 사회, 과학 교과군에서도 심화과목이 개설되면 일반고에서도 특목고 학생들이 배우던 국제정치, 국제경제, 고급물리, 물리실험 등 다양한 심화과목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진로에 맞는 심화과목을 얼마나 다양하고 충실하게 운영하는지는 고교별로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전문가 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반고 살리기 운동을 위해 전국 공청회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방법들로 지역 인재 유출방지에 앞장서고 있는 목포 지역 고교 입시 담당교사와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특목고와 자사고의 높은 대입비중만을 선호해 자녀를 고교에 진학시키는 학부형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20여 년 간 고교 신입생 유치를 담당해온 영흥고 최복균 교사는 “특정 목표 없이 부모의 강압이나 권유에 의해 특목고, 자사고를 입학하는 경우가 우리지역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의대를 가려고 과학고를 가고,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어렵게 진학하게 되는 경우 도중하차 하거나 도퇴 되는 경우의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고교 입시는 대학 진학에 가장 중요한 변수를 차지하는 만큼 학부모들의 꼼꼼한 점검과 관심이 필요하다. 자녀와의 목표 설정은 물론 대입진학률이 좋다고 무작정 보낼 것이 아니라 내 자녀가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전한다.

최 교사는 “먼저 학교 분위기를 읽어야 한다. 학부모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파악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자율학습시간을 이용해라. 또 각 학교별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의 적성에 맞는 학교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적성에 맞지 않는 학교 선택으로 부적응, 성적저하, 전학 등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에 자녀와의 대화를 먼저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선배들의 이야기와 학부모들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고 최 교사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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