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가 공무원… 신안 정원 못채운 이유는
상태바
상종가 공무원… 신안 정원 못채운 이유는
  • 정경희 기자
  • 승인 2013.10.18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규채용 시험 5.5대 1 경쟁 불구 62%만 합격
과락ㆍ거주지 제한ㆍ섬 근무 기피 등 복합 작용

[목포 시민신문 = 정경희 기자] 인기직업으로 자리 잡은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공시족(公試族)'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안군이 올해 신규 공무원 40% 가량을 선발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원자는 넘쳤는데 왜 신규 공무원을 다 채용하지 못했을까. 여기엔 섬지역 '신안의 애환'이 스며 있다.

최근 신안군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제2회 전남도 공무원 임용시험'에 신안군 신규공무원 39명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채용된 신규 공무원은 62명 선발인원의 62%에 그쳤다.

지난 8월부터 지난달까지 치러진 신안군 신규공무원 채용시험에는 344명의 응시자들이 몰려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남지역 공무원 신규 임용 경쟁률 12.8대 1에 못 미치지만 만만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종 합격자 39명을 제외한 나머지 응시자들은 성적이 합격선에 미치지 못한데다 총점은 합격선을 상회했더라도 특정 과목에서 과락이 발생해 합격문턱을 넘지 못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안전행정부에서 출제한 영어 과목의 난이도가 높아 다른 해에 비해 유독 과락인원이 많았다"며 "시험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신안군 지원 수험생의 과락인원이 타 시도지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신안군이 올해 채용 인원을 채우지 못한 것은 '공시족'들 사이에서도 섬지역 근무 기피현상이 여전한 탓이다. 또 지역 출신 공무원으로 채용해 다른 지역으로 전출이나 전보를 막으려는 '지방 공무원법 거주지 제한' 규정도 신안군 공무원 채용에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무원은 '지방 공무원법 거주지 제한'으로 특정지역 공무원이 되기 위해선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야만 응시가 가능하다. 우수한 타 지역 인재가 신안군에 지원하고 싶어도 법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신안에 터를 잡고 있는 '공시족'들은 학원이 없어 체계적으로 수험준비를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신안군 공무원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당수 수험생들은 거주지 인근에 공무원 입시 학원이 없어 체계적인 수험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안군 지방직 공무원 합격자인 김모(25)씨는 "입시학원이 없어 독학으로 공부하거나 그룹 스터디를 만들어 시험 준비를 하는 이가 대부분"이라며 "정보 공유에도 한계가 있고, 독학이나 그룹스터디에서 학습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통시험 난이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타 지역보다 과락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안군에서는 올해 초부터 외부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비정규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킨 후 정규직 시험 응시를 통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강의는 목ㆍ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무기계약직 6~7명이 최근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은 이 밖에도 내년께 신안군 수험생들을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한 인터넷 강좌 개설도 검토 중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신안군 공무원직 과락인원 최소화를 위해선 '지방공무원법 거주지 제한'을 풀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불가능 하다"며 "최선의 방법은 이 지역 응시자들이 과락을 면할 수 있도록 외부 강사 초빙이나 인터넷 강좌 개설 등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