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의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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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의 신세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11.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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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3D 프린팅이 만들어낼 미래상
미래를 바꿀 100년 만의 산업혁명

 
3D 프린팅이 만들어낼 미래상    최근 3D 프린팅이 세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초, 3D 프린터 기술이 거의 모든 제품의 제작 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하였다. 현재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진출해 있는 미국의 제조사들을 불러들이고 동시에 첨단 산업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EU도 3D 프린팅을 첨단 제조업 육성의 견인차로 육성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고, 중국 역시 3D 프린팅을 국가 중점 프로젝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D 프린팅의 신세계』는 이렇듯 국가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3D 프린팅의 현재와 미래가 우리의 일상을 어떤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 것인지 안내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3D 프린팅 기술의 혁신과 보급은 대량 생산에서 소규모로 분산된 클라우드 생산으로 제조 방식의 변화를 일으켜,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스(Makers)'를 급증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는 정맥이나 피부, 관절과 같은 인체의 기관을 찍어낼 수도 있고 나아가 심장 판막과 같은 장기로의 확대 적용 가능성도 언급한다.

현재는 수술 전 모의 테스트용 장기를 프린팅하여 실제 수술에서의 성공도를 높이는 정도의 단계이지만, 인체 장기를 대체할 환자별 맞춤식 장기를 프린팅하는 단계로까지 진전되었을 때의 파급효과는 실로 막강할 것이다. 요리 분야에서의 접목도 흥미롭다. 개인의 입맛과 건강에 맞는 맞춤 메뉴를 설정하고 이를 3D 프린팅으로 찍어낸다는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 저자의 말대로 집에서도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를 손쉽게 접하게 된다면 우리의 식생활과 문화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3D 방식은 정확한 양과 질로 찍어낼 수 있기에 전 분야에서 친환경적 제조방식이라는 점도 상당한 매력이다. 물론, 이러한 장밋빛 미래에도 피할 수 없는 어두운 이면은 있다. 3D 제작방식의 특성상 저작권 침해 문제를 피할 수 없으며, 사적인 무기 제작의 위험성 등 안전상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 못지않게 개방과 공유로 인해 많은 장점이 쏟아져 나온다. 인간의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궁극의 생산시스템으로서 3D 프린팅이 가지는 잠재력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은 맞춤형과 다양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그 보급이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 시제품을 비롯하여 소량의 맞춤형 제품, 또는 특수 목적의 제품 제작에 활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다양성이 중요하고 신속한 제작이 필요한 분야를 필두로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이전에 4개월에 걸쳐 4만 달러나 필요하던 시제품 제작 작업을 20일 만에 3천 달러의 비용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3D 프린팅은 또한, 설계도나 아이디어만으로 제품의 제작이 가능하여 제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제조업의 벤처창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3D 프린팅업체 셰이프웨이사는 제품 설계, 판매, 제조, 배송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하여 벤처 창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3D 프린팅의 보급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선결과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3D 프린터의 높은 가격과 생산 속도, 제품의 내구성, 재료의 다양성이 우선 가장 큰 문제다. 현재 1.5인치 정육면체 크기의 제품 생산에 평균 1시간가량이 소요되고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생산속도 향상이 급선무다.

생산속도가 어느 정도 향상되더라도 제작방식의 특성상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사출성형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층층이 쌓아올려 제작하는 3D 프린팅의 제작방식 특성상 제품이 내구성을 갖기 어렵고, 개인이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직접 제품을 설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풀어가야 할 숙제다.

다양한 재료 개발 역시 3D 프린터의 확장 적용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과제다. 저자의 3D 프린팅에 대한 분석과 전망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 가능한 모습과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한 미래의 이상향이 함께 담겨있다. 이 책을 접하며 독자는 다양한 각도의 즐거운 상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과연 3D 프린팅의 기술이 우리 사회를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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