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대’는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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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시대’는 올 것인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11.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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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래(부산외대 교수)

 
‘브라질 시대’는 올 것인가?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매우 단순하고 명료하다. 책 이름『Brazil is the New America』가 얘기하는 것처럼 미국은 지고 브라질은 뜨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은 브라질로 가라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현재 미국은 거의 전 부문에서 한계수익이 감소하지만 브라질은 정반대이다. 브라질은 아직 지급 능력이 충분하고, 부양인구대비 젊은 인구가 많으며, 전 세계가 피크오일(석유생산 정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도 별문제 없이 에너지를 자급하고 있고, 전 세계 미개간 경지의 60%, 담수의 25%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결론은 미국 경제의 미래에 암울해하는 기업가와 투자가들에게 브라질은 ‘천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아예 브라질로 이민 가서 가능하다면 브라질 사람과 결혼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 책의 여러 내용 중 첫 번째로 언급할 만한 것은 글로벌 재정, 금융은 물론이고 생태, 자원, 기후, 인구, 인류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성과를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브라질에 관한 역사학이나 인류학적 내용은 관련 전공자에게도 도움이 될 정도로 상당히 상세한 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브라질의 약진과 미국의 쇠퇴를 대조법으로 잘 설명하고 있으며, 에너지와 물의 미래적 가치를 간파하여 브라질 시대의 가능성을 솜씨 있게 납득시키고 있다.    

저자는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와 인구가 미국 경제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이런 면에서 현재 브라질은 미국보다 더 유리한 조건이라고 얘기한다. 특히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무보다는 석탄, 석탄보다는 석유와 같은, 무게당 에너지 함량이 높은 이른바 ‘고밀도 에너지’가 서구와 미국의 경제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분석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브라질은 분명 가능성이 많은 나라이다. 실제로 브라질은 석유의 수입 의존도가 높지 않아 석유위기가 오더라도 다른 나라들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고, 심해에 막대한 원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으며, 바이오 디젤이나 사탕수수 에탄올과 같은 재생 에너지뿐만 아니라 수력, 풍력, 태양열 에너지 분야에서도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브라질의 물에 주목한다. 중국, 인도, 미국 중서부 등 세계적인 곡창 지대는 현재 지하수 고갈과 강수 부족으로 관개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자는 여기서 유일한 예외는 브라질뿐이라고 전망한다. 브라질은 아시아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물을 가지고 있으며 이 물 자체는 현재 큰 가치를 갖지 않지만 향후 설탕, 콩, 옥수수 등이 수출됨에 따라 큰돈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래서 브라질은 지구 상에서 막대한 물과 식량을 동시에 보유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에너지와 관련하여 다소 의아하지만 흥미로운 내용도 있다. ‘에너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기 중에 CO₂농도가 높은 것은 그것의 배출이 많아서가 아니며, 또 지금의 수준은 오히려 역대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는 태양의 흑점에 따른 것이고, 따라서 지구 온난화와 탄소배출권 문제는 허구적 주장이며 심지어 앨 고어를 대장으로 하는 일부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또 환경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자연에너지나 재생에너지와 같은 저밀도 에너지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반론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환경론과 대척점에 있다. 이를 증거할 자료만도 한 트럭은 된다 하니 이와 관련하여 관심이 있다면 5장을 참고하면 되겠다.    

저자는 애초부터 ‘리오 해변의 아름다운 여인처럼, 브라질의 덜 매력적인 부분보다 매력적인 부분’(350쪽)에 관심이 더 많았다. 따라서 이 책은, 브라질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을 위해서는 모든 것이 동원된 반면 그에 반대되는 것은 거의 없는 책이다. 책 말미에 브라질의 그림자를 살짝 들추고 있지만 그 내용의 질이나 양 모두 턱없이 부족하다. 비만, 부정부패, 인프라, 관료주의, ‘브라질 코스트’ 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계층 간·지역 간 소득 불평등이나, 10%에 달하는 문맹률과 도시 빈민 문제 등 사회 구조적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브라질의 다른 한 면을 읽어내는 것은 독자가 알아서 해야 할 몫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브라질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브라질에서 투자와 사업 기회를 꾀하거나, 브라질 경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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