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략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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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12.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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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란 기업의 본질을 만들어내는 리더

 
류주한(한양대 부교수)

‘전략’만큼이나 우리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뚜렷한 전략도 없이 세계시장으로 뛰어들어 다른 기업과 경쟁하는 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는 정작 이들에게 전략 하면 떠오르는 3가지 단어가 무엇인지 써보라고 하면 모두들 망연자실해한다고 꼬집고 있다. 몽고메리 교수는 경영전략에 관한 수많은 저서와 논문들 가운데 정작 전략이 무엇인지, 전략가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어디서도 쉽게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 출간된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책은 이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안이다.    

몽고메리 교수는 이 책에서 전략과 연관된 다양한 개념들(예를 들면, 비전, 기획, 방향성, 집행, 차별화, 선택, 승리, 사고 등) 중 단연 핵심은 리더십이라고 단언한다.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기업의 방향성과 일련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고, 이는 특정 전략 전문가 그룹이나 부서가 아닌 기업의 리더가 수행하여야 할 고유 업무영역이다. 몽고메리 교수는 전략은 결코 아웃소싱(외부 위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전략가가 되고 싶다면, 또는 뛰어난 전략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곧 전략수립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리더는 어떠한 전략적 사고와 감각, 그리고 기술을 익혀야 하며, 경영전략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몽고메리 교수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5년 동안 강의한 EOP[Executive(기업가), Owner(기업 소유주), President(사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제1, 2, 3장), 해내고 말겠다는 불굴의 정신,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패기, 혹은 긍정적인 마인드만 가지고 일을 벌이는 것은 결코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도전계획만 세우는 것 역시 전략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자신이 속한 사업이, 혹은 새로이 진출해 보고자 하는 사업 분야가 과연 매력적인지, 자신의 회사가 정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냉정히 볼 줄 알아야 한다. 냉철한 분석이 결여된 도전은 결코 바른 전략이 아니다. 둘째(4장), 냉철한 상황분석과 함께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뚜렷한 목적을 세우는 것이 바로 전략의 핵심이다. 그 산업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며, 고객들은 무엇을 얻을지, 왜 그 회사를 필요로 하는지 등 명확한 목적을 세워야 한다. 구체화된 목적 없이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IKEA, Wal-Mart, BMW 등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난 이유는 이들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목적[업(業)의 개념]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셋째(5장), 목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리더가 주축이 되어 기업의 기능별 가치창출 시스템을 목적에 맞게 재구성하여 이를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6장, 7장, 8장에서는 목적을 세우고 실행하는 방법, 이 과정에서 전략가의 역할, 그리고 전략가로 성장하기 위한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MASCO, IKEA, GUCCI의 성공과 실패 사례는 그녀의 주장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평이하게 기술되었음에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그동안 ‘전략’을 연구하고 학습하던 이들이 간과해 왔던 전략수립과 실행의 근본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사업계획, 잘 짜인 전략도구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 기업이 존재하며 존재해야 하는가, 우리 기업이 왜 필요한가, 우리 기업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너무나 쉬워 보이는 질문이지만 실무자들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인지 실감할 것이다. 몽고메리 교수는 전략가란 결국 존재의 의미를 규정하고 필요하다면 그것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통찰력과 비전을 가진 리더를 뜻한다고 말하고 있다. 본질을 담당하고 어떤 기업이 될지를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전략가인 것이다. 우리를 떠난 스티브 잡스가 아직도 회자되는 이유는 이 일을 누구보다도 충실히 잘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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