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불교 읽기 -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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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불교 읽기 - ④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2.05.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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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불교 토착화와 격의불교 (格義 佛敎)

-이효근 대불대 대학원장(언어치료청각학과장)

유가나 도가사상의 탄탄한 기반과 그리고 한족들의 사상적 우월감을 고려할 때 이질적 문화인 불교가 그 토양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게 되었을까? 
불교전래 당시 중국인들의 사고는 머리카락과 신체가 손상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효의 사상을 배반한 행위이며, 자손이 없어 대를 잇지 못하는 것보다 더한 불효는 없다는 것이 였을 것이다.

그런데 삭발을 하고 처자식을 버린다든지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불교를 어떻게 받아들였던 것일까?  
이 외에도  언어와 사유방식의 차이 등 두 문화의 격차, 사상의 충돌 등이 표출되었으나, 이 양자를 이어준 다리는 도가사상 이였고,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한 상황은 중국문화에 익숙치 아니했던 변방민족이 북중국을 지배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후한 초기불교  시기는 준비 단계이고, 그 후 변방민족이 북중국을 지배한 남북조시대(317-589)까지를 중국내 불교의 토착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중국 땅에 불교가 깊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유교나 도교 및 중국 고유사상으로부터 불교와 유사한 개념이나 용어를 차용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행위를 격의(格義)라 한다. 
부언하면 이질적인 타문화의 언어를 이해하기 싶게 자문화의 기존어휘를 빌어 방편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불교가 우리 땅에 전래되어 한국토양에 스며들기 위하여 우리의 전통 또는 토속신앙과 함께했던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지금도 이 땅에서는 불교가 전래된지 거의 2000년이 다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불교하면 굿을 하고 점을 치는 정도의 종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볼때  불교가 토착화를 위해 토속신앙과 혼돈되어 불교 본래의 의미를 훼절되게 하는 폐단이 있어 가슴이 너무 아리다.

중국의 격의불교시대에서도 불교를 중국사상과 혼합 및 융합하므로써 불교의 현실 해결적, 실천적 입장을 도외시하고 도피적 성격의 종교로 변질되는 경우도 우리와 비슷하다.
이러한 오류는 불교경전을 본래 뜻에 맞게 번역한 구라마습에 의하여 극복되었다. 우리도 불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격의불교는 다음과 같은 유형을 보이고 있다.
첫째가 사상적 격의불교이다. 사상적으로 불교와 유사한 부분을 찾아 편의상 활용한 것이다. 
도가의 현실도피 사상과 불교의 출가사상, 도교의 무위자연과 불교의 공사상이 유사하다고 판단하여 포교에 활용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시각적 격의불교로서 불교의 선정모습과 도교의 수련형태 등을 말하며,
셋째는 수련 형태적 격의불교로써 인도의 요가수련법과 중국의 태식, 곡벽, 연단과 같은 도가적 수련법이 외형뿐만 아니라, 수련하는 방법들까지 중시하여 불교전파에 활용 된 것이다.

격의는 불교가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적극적 수입 또는 전파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불교는 중국에 상륙하여 토착화 되었고, 이어서 석가모니의 28대 법제자 보리달마가 3년여의 세월을 딛고 위진남북조시대에 양나라에 입성하게 된다. 이것은 중국에 있어서 또 하나의 불교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이리하여 중국에 선(禪)문화가 초조인 달마에서 시작하여 6조 혜능에 이르러 화려하게 꽃을 피었고, 이때부터 5가7칠종으로 발전하면서 걸출한 선사(禪師)들이 배출되어 중국의 사상계를 이끌어 가는 찬란한 대승불교의 시대를 수놓게 된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지면상 같이 할 수 없어 너무도 아쉽다.  그리고 이 문화가 우리 땅에 들어와 한국의 민족적 특색을 갖춘 5교 9산의 불교 종파를 형성하게 되는데, 5교는 중국의 교종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9산은 중국의 선종법통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리하여 한국땅에 종풍을 크게 떨치고 알찬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세계지도상의 중심혈이라고 하는 한반도에서 선문화가 활짝 피어 정신세계의 세계적 보고가 된 것은 결코 우연하지 않다.  우리는 지구의 미래를 건설해 갈 위치에 있는 민족으로서 자긍심과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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