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 영어학원 필리핀인 도누안에밀리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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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 영어학원 필리핀인 도누안에밀리아 원장
  • 최지우
  • 승인 2014.07.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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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의 선배이자 친구, 그리고 든든한 동반자
 

결혼과 함께 한국생활 시작 20년째 목포 생활 중
다문화지원센터 활동, 다문화가정 상담 및 봉사
불우 청소년, 어린이, 양로원 재능기부로 소통 원해


[목포시민신문=최지우 기자]그녀는 필리핀인이다. 23년 전 우연히 여행 왔던 한국에서 평생 동반자인 남편을 만나 그녀는 이제 한국인이 되었다. 타국에서 세 자녀의 엄마가 되고, 직장인으로 며느리로 아내로 자리 잡기까지 그녀의 인생이력엔 그녀만의 눈물과 노력, 강한 의지가 첨가된다.

남악 스토리텔 영어학원을 운영 중인 도누안 에밀리아원장은 먼 이국 땅 목포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기 까지 겪은 많은 우여곡절의 경험을 또 다른 에밀리아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에밀리아원장은 다문화 1세대로서 점점 많아지는 다문화 가정과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에서 시집온 외국인 신부들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 상담 및 필요한 정보제공을 하고 있다.

에밀리아 원장은 “내가 겪었던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2005년 외국인 지원센터 일을 시작했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많은 위로가 될 것이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 내 편인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외로움과 막막함을 너무 잘 알기에 먼저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라며,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것이라고 했다. 또 매년 열리는 필리핀의 날 행사는 낯선 필리핀 문화를 알리고, 필리핀 이주 근로자들과 국제결혼으로 우리나라에 온 필리핀 신부들을 위로하고 고향 음식과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날이다.

에밀리아 원장은 매주 교회에서 영어예배를 인도하며 외국인 근로자들과 이주 여성들에게 마음의 힘이 되어 주고 있으며, 먼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랜드 복지관 봉사를 매주 빼먹지 않고 하고 있다. 에밀리아 원장“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지만 문득 문득 고향이 그립고 부모님이 보고싶을 때가 있다. 허전한 마음은 다 른사람을 위해 내가 줄 수 있는 많은 것을 주며 채우고 있고, 봉사를 하며 나 자신 많은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에밀리아는 다문화 가정과 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넘어 보다 제도의 뒷받침으로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자 지난 6.4지방선거 목포시 시의원에 도전을 했지만 선택받지 못한 아쉬움도 간직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과 이주여성들을 위한 정책을 통해 제도르 바꾸는데 한 몫을 하고 싶어 시의원에 도전했었는데 벽이 너무 높았다. 다시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를 위하고 고국을 떠나 낯선곳에서 인생을 시작해야하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큰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멋진 포부를 밝혔다.

도누안 에밀리아는 필리핀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교육학을 전공한 재원이였다.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난 에밀리아는 대학을 졸업하고 가족와 자신을 위한 취업을  준비 하던 중 짧은 한국여행을  계획했다. 친구들과 함께 경제발전의 부흥기에 있던 한국을 찾았던 에밀리아는 우연히 운명인 뜻 밖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지금의 남편은 첫 눈에 에밀리아에게 반해 프로포즈를 했고 필리핀으로 돌아간 뒤에도 꾸준히 연락을 했다. 3개월만에 남편의 성화로 필리핀에서 결혼을 하고 아무 준비도 없이 사랑하나만 믿고 한국으로 와서 시작했던 결혼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였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남편의 일이 순조롭지 못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남편의 고향인 목포로 내려오면서 그녀의 인생은 또 한번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남편이 일하던중 허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그때까지 주부로만 지내던 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일을 했어야 했다. 내 전공을 살려 영어학원에 어렵게 취직을 했다”며 첫 영어학원에서는 인터뷰도 못해보고 나왔지만 실력으로 영어선생님이 될 수 있었고, 지금의 영어학원을 운영하게 된 값진 밑받침이 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에밀리아 원장은 앞으로 계획이 많다. 그동안 세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아오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에밀리아는 이제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인생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이국 땅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살아오며 깨달았던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쉼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후배들에게 “강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부지런하게 살다보면 성공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긍정적 마인드로, 소통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가 선택한 길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호히 말했다. 부모 없이 외로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일도 계획 중이고, 경로당과 청소년 시설, 어린이 시설 등에서 자신을 필요로 한다며면 언제든지 재능기부를 통해 그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봉사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느끼는 즐거움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기에 평생 지역을 위한 봉사와 외로운 이웃을 위한 친구가 되고 싶다.

필리핀을 고국으로, 목포를  삶의 고향삼아 살아온 23년 세월동안 에밀리아의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녀의 굳은 의지와 이웃을 사랑하는 변함없는 마음은 오히려 더 넓고 깊어졌다. 필리핀 댁 에밀리아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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